야구
무거운 분위기의 NC 선수단…"세리머니·리액션 자제 당부"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야구 세리머니는 단순히 기쁨을 표현하는 게 아니다. 세리머니는 팀의 사기를 끌어 올리면서 분위기가 꺾인 상대의 기까지 누르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팬 서비스 차원에서 다양한 세리머니를 준비하기도 한다.
그런데 안타를 치거나 타점을 기록했을 때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팀이 있다. 바로 NC 다이노스 이야기다.
NC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 도중 일어난 구장 구조물 낙하 사고로 프로야구 관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쳐 큰 충격을 받았다. 애도기간은 끝났지만, 선수들 얼굴에서 미소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여전히 팀 분위기는 무겁다. 이호준 감독도 주장 박민우도 "과도한 세리머니나 리액션은 자제하고 고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자"라고 했고, 선수들은 훈련도 경기도 오로지 플레이만 한다. 더그아웃에서 동료와 장난치고 이야기 나누는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고, 훈련이나 경기 중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도 없다.
9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이날 NC는 주중 원졍 경기라 응원단이 오지 않았다. 간헐적으로 비까지 내린 탓에 평소보다 팬들도 적었고 소수의 육성 응원만 있었다. 그런데 선수들도 세리머니 없이 조용히 경기만 하니 분위기는 더 무거웠다.
NC가 선취점을 뽑았을 때도 그랬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휘집이 우측 방향으로 2루타를 쳐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김휘집은 웃지도 않고 보호 장비를 풀기 위한 타임만 요청했을 뿐이다. 그리고 후속타자 김형준이 좌익수 쪽으로 2루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김형준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2루 베이스만 밟고 있었고 홈을 밟은 김휘집도 조용히 하이파이브만 할 뿐 세리머니는 없었다.
NC는 이렇게 흥 없는 야구를 하다 3회말 2사 1루에서 장성우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았다. 하지만 1-2 한 점 차 경기였다. 언제든지 역전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KT는 선발투수 헤이수스까지 부상으로 4회초 갑자기 교체됐다. NC는 동점 그 이상 역전도 충분히 가능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렇게 치열한 경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NC는 세리머니도 리액션도 없었고 결국 8회말 강백호에게 쐐기 투런포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NC는 로건이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 투혼을 펼쳤지만, 흥을 잃은 NC 야구는 거기까지였다. 분위기를 끌어 올려 추격해야 할 때 침묵한 NC와 달아나야 할 때 달아난 KT였다.
[NC 선수들이 창원NC파크 사고 이후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있다 / 수원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