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트럼프 "미국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 발표
현대제철·포스코그룹 현지 생산시설 구축 검토 중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국내 철강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25% 추가 관세 부과하는 계획을 오는 10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11일 또는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상호관세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아주 간단히 말해서, 그들이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거의 같이 즉시 부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호관세란 교역상대국 간 동등한 세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뜻한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대로 미국이 철강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일률적으로 매긴다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포함한 한국 기업들의 대미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는데 향후 여기도 25%의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에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에 적용해 전 세계 철강 제품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당시 협상을 거쳐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t)의 70% 수준인 263만t까지 무관세 쿼터(할당량)를 적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조치는 한국을 겨냥한 조치는 아니다. 기존에도 25%의 관세를 적용받던 국가들 역시 추가 관세로 50%의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에서 미국 비중은 약 13%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철강 시장에서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상품 전반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미국산 철강 제품의 생산 확대와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철강업계에서는 미국 현지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등 현지 생산 시설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자동차 생산량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그룹 내 현지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해나가기 위해서라도 관세 위험을 피할 현지 생산 시설 건설 필요성이 높아졌다.
포스코그룹은 이달 초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현지 진출 방안을 묻는 질문에 "투자비가 높고,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면서도 "다양한 옵션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알루미늄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알루미늄박의 대미 수출은 전체 수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중국·콜롬비아·인도·한국 등 14개국 알루미늄 압출재에 대해 덤핑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행정명령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확실한 대응방안은 아직"이라며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를 계속해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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