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코로나19 이후 실적 악화, 시장 둔화로 대규모 감원 이어져
엔씨소프트 등 구조조정 단행… 글로벌 게임사도 인력 감축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올해 게임업계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면서 국내외 할 것 없이 게임사가 희망퇴직 등 인원 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13일 게임업계 해고 노동자 수를 종합하는 ‘게임 인더스트리 레이오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올해 1~10월 감원된 게임사 직원 수가 1만3000명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당시 급격히 부풀린 조직과 인력 규모가 게임사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설상가상 앱(어플리케이션) 플랫폼인 구글과 애플의 자사 결제 시스템 활용을 강요하면서 수수료율이 높아졌고, 이 때문에 모바일 게임 아이템의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며 게임 이용자 소비가 위축됐다.
한국게임모바일 협회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이 자사 앱 장터에 입점한 국내 앱 개발사에 인앱결제 거래액 30%를 수수료로 부과해 지난 4년간(2020∼2023년) 9조원 이상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외 업황도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그동안 유행하던 MMORPG(다중사용자온라인역할수행게임) 장르가 힘을 잃은 탓이다.
데이터 분석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게임 매출에서 70%가량을 MMORPG가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해당 장르 게임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급감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MMORPG 매출은 전년 대비 8.8% 하락했다.
실제로 국내외 주요 게임사가 군살 빼기에 돌입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실적 악화 여파로 12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앞서 올해 상반기에 비개발직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단행했으며 약 500명 이상이 신청했다.
또 올해 신작 난투형 대전 액션게임 <배틀크러쉬>를 비롯해 <미니버스>, <프로젝트M> 등 여러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엔씨 3분기 영업손실이 143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실적과 관련이 있다. <리니지> 시리즈 모바일 게임 매출이 감소하고 신작 출시가 연이어 부진을 겪은 결과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에서 “올해 4분기까지 분사와 희망퇴직, 프로젝트 정리 등을 마치면 본사 인력이 4000명대 중반에서 3000명대 수준으로 줄어들 거라 본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넷마블, 컴투스, 데브시스터즈, 쿡앱스, 라인게임즈 등 회사가 올해 구조조정, 게임 서비스 종료 등으로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
글로벌 게임사 상황도 녹록지 않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달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개발팀 27명과 퍼블리싱 담당 직원 5명 등 총 32명을 해고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올해 초부터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전체 임직원의 11% 규모인 530명의 직원을 해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트레이딩 카드 게임 ‘레전드오브룬테라’의 개발팀 규모가 줄었고 자체 퍼블리싱 브랜드였던 ‘라이엇포지’도 정리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업계 구조조정은 코로나19 이후 급변한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기업 체질 개선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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