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우리사주에 20% 우선 배정…모든 청약자에 최대 3%만 배정
영풍·MBK "시장질서 유린 행위…법적 대응" 반발
고려아연 "배임 운운하며 의도적 불확실성 키워" 일축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전체 발행 주식의 18%에 해당하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고려아연 측은 유상증자를 통해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는 물론 영풍·MBK 연합의 지분 희석을 통해 재차 우군 확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30일 이사회를 통해 신주 373만2650주를 발행하는 일반 공모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소각대상 자기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수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1주당 모집 가액은 67만원이다. 이를 통한 확보 자금 규모는 약 2조5000억원이다.
다만 1주당 모집 가액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청약일 전 3~5거래일 가중산술평균주가(95만6116원)에서 발행 공시 규정 한도에 따른 할인율 30%가 적용된 금액이다.
고려아연은 특히 이번 모집주식 중 20%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키로 했다. 유상증자 후 지분율로 따지면 3.07%(기존 2807주 포함) 수준이다. 고려아연은 우리사주를 제외한 모든 청약자의 수량 한도를 총 공모주식수의 3%로 제한을 걸었다. 총 모집주식 중 80%는 일반공모로, 나머지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다. 고려아연은 "주주기반을 확대해 국민기업화를 추진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최 회장 측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에 맞서 경영권 수성을 위해 발행 주식 수를 늘려 기존 지분은 희석하고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우위에 서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최 회장 측은 지분 경쟁에서 영풍·MBK 연합을 앞서게 된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최 회장 측이 우호 지분을 포함해 35.4%, 영풍·MBK 연합이 38.47%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최근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이 비율은 각각 39.27%, 42.67%로 높아져, 최 회장 측이 약 3.4%포인트 뒤지게 된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고려아연 전체 주식이 2239만5903주로 늘어나면서 최 회장 측 지분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되는 주식(3.33%)까지 합쳐 36.06%로 늘어난다. 영풍·MBK 연합의 지분 35.56%을 앞서게 된다.
고려아연은 주가가 단기간 급등해 상장폐지나 관리종목 지정으로 투자자 피해 우려가 커진 상황으로 이번 일반공모 증자를 통해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시 직후 영풍·MBK 연합은 입장문을 통해 "기존 주주들과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며 "이번 유상증자 결정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투기적 사모펀드 MBK와 실패한 기업 영풍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한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대해 또다시 배임과 법적 수단 운운하며 시장을 교란하고 의도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법과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대해 왜곡 행위를 이어갈 경우 엄중한 법의 심판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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