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 변경된 분할합병 비율 발표
두산에너빌리티 100주 보유 시 두산로보틱스 4.33주 받아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하는 사업 재편안을 다시 추진한다. 이번 사업 개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 회사의 기업 가치가 상승하게 되면 주주들에게 더욱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1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사업 재편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사업 재편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을 수 있게 합병 비율도 재산정했다.
이날 두산그룹이 공시한 변경된 합병 비율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의 경우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를 받게 된다. 비율 변경 전에 비해 주주들에게 더 많은 주식이 돌아가게 되는 것으로 보유하게 되는 주식 가치는 7월 11일(이사회) 종가 기준 단순 합산할 경우 기존 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하게 된다.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시가만 적용했던 신설 투자법인-두산로보틱스 간 합병 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3사 최고경영진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사업재편과 관련 분할합병 비율을 밝히고 이번 사업 재편의 목적과 시너지 효과 등을 설명했다.
박상현 사장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과정에서의 분할 및 합병 비율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설명했다.
박 사장은 "모든 에너빌리티 주주는 에너빌리티와 로보틱스 밸류업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유리한 구조로 에너빌리티 성장속도 가속화, 로보틱스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지분율에 관계업이 두 회사 주식을 모두 소유한 에너빌리티 주주에 유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화보하게 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형원전, SMR, 가스터빈 등에 즉각적으로 투자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형 원전의 경우 체코 2기, UAE 2~4기, 폴란드 또는 사우디 2기, 스웨덴이나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 2기 등 총 10기의 수주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분야에선 향후 5년간 약 62기 수주를 목표로 수립하고 시설 투자를 통해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지난 주 엑스에너지에 대한 아마존의 5억 달러 투자가 알려졌고 뉴스케일파워도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전력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SMR 투자가 본격 확대되고 있어 당초 세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2028년 기준 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추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농업, 건설 분야의 전문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30년 기준 약 12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아직 이 분야의 압도적인 리더가 없다"며 "글로벌 협동로봇 4위이자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두산로보틱스와 건설,농업,물류 분야의 글로벌 톱티어인 두산밥캣이 시너지를 내면 고성장 전문 서비스 시장 전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전 세계 17개 생산기지와 1500개의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현재 두산로보틱스 매출 70%를 차지하는 북미,유럽 선진시장에서 존재감이 높아질 것"이라며 "두산밥캣의 지게차와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결합하는 '지게차-팔레타이저 솔루션' 등 즉시 실현가능한 시너지를 포함해 향후 지속적인 기술협력과 영업망 확대 등으로 서비스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캇 박 부회장은 "핵심사업인 소형 건설장비에서 농기계, 지게차 등 인접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5년 간 가파른 성장을 이뤘지만 제품 다각화만으로는 추가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무인화 자동화를 중심으로 한 미래 기술 및 제품에 대한 개발과 혁신을 계속 고민해왔다"고 강조했다.
두산밥캣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산업용 자율작업 장비 시장으로 건설 장비, 농업용 장비, 물류 장비 등 산업용 장비 중 자율작업 장비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30조원(223억 달러) 규모였다. 박 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생산 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인건비가 상승함에 따라 자동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향후 연간 12.8% 성장해 2031년에는 80조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스캇 박부회장은 "두산밥캣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두산로보틱스의 모션자동화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능력을 접목해 무인화, 자동화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업 시너지가 없는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있는 것보다 두산로보틱스와 모회사-자회사가 되는 쪽으로 재편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번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과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스캇 박 부회장은 "양사간 시너지를 위해서는 지배구조와 사업구조가 동일하여야 한다"며 "지금처럼 지배구조 상 떨어져 있으면 시너지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지만 지배구조와 사업구조가 일치해 재무성과를 공유하면 시너지에 대한 동기부여가 커지게 돼 공동의 이익 극대화를 통해 효율적 운영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캇 박부회장은 "로보틱스 솔루션 적용 통한 밥캣 제조부문의 프로세스 및 생산성이 개선되는데 두산밥캣의 고성장은 'Next'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며 "미래의 기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주요 경쟁사들은 투자와 인수를 통해 기술개발 가속화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클린에너지(Clean Energy)', '스마트머신(Smart Machine)', '반도체 및 첨단소재(Advanced Materials)' 등 3대 부문으로 재편해 사업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분할합병 비율 변경 등을 포함한 안건을 의결하고 정정신고서를 공시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며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주주들의 반발로 8월 말 이를 철회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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