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비상 경영 외친 SK, 그룹 구조조정 신호탄
조직 슬림화 나선 에코플랜트, 임원 24% 교체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올해 초부터 리밸런싱(구조조정)에 주력한 SK그룹이 조기 임원 인사 승부수를 뒀다. 대상은 그룹 환경·에너지 사업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로, 임원의 23%를 줄였다.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 속 일촉즉발의 경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선제조치로 SK그룹은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임원 감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이날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사업 조직 신설을 핵심으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총 17명이 임원 자리에서 물러났고 신규 임원으로 2명이 승진했다. SK에코플랜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체 임원은 66명으로, 약 24%가 줄어든 것이다.
앞서 실적 부진을 거듭했던 SK에코플랜트는 5월 김형근 당시 SK E&S 재무부문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하며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 임원 감축은 'SK 리밸런싱 인사'의 신호탄으로 SK그룹 전체의 임원 인사 폭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법인의 경우 다음달 1일 출범을 앞둔 만큼 임원 인사 역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올해 내내 경영 위기를 타파하고자 고강도 쇄신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해 말 취임한 최창원 의장은 계열사 CEO들에게 현재 사업에 대한 평가와 점검을 주문했다. 매년 그룹사 주요 CEO 회의로 6월에 개최되던 확대경영회도 경영전략회의로 이름까지 바꾸며 219곳에 달하는 계열사 구조조정 및 수익성 개선을 추진했다. 실제로 출범 이후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SK온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SK온은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최고관리책임자(CAO), 최고사업책임자(CCO) 등 일부 C레벨직을 없앴다.
SK그룹이 이례적인 조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만큼 통상 12월 초에 단행하던 정기 인사 시기를 11월로 앞당겨 계열사별 임원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이달 말 최고 경영진이 모여 주요 경영 현안을 논의하는 'CEO 세미나'가 끝난 뒤 연말 인사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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