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고비, 15일 쥴릭파마코리아 물량 주문 접수 시작
출하가격은 1펜 당 37만2025원… 한 달 사용 분량
식약처 “부작용 위험… 당뇨병 환자, 신중 투여해야”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오는 15일 국내 출시를 앞둔 가운데 환자는 물론 업계 전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위고비 국내 유통을 맡은 쥴릭파마코리아가 익일부터 병의원과 약국을 상대로 위고비 물량 주문 접수를 한다.
위고비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GLP-1)과 유사한 성분(세마글루타이드)으로 만들어졌다. 뇌 시상하부를 자극하고, 포만감을 유발해 식욕 억제 효과를 끌어내는 원리다.
위고비는 펜 형태 주사제다. 현재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인 노보노디스크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가 매일 주사해야 하는 것과 달리 주 1회만 투여하면 된다.
이러한 장점으로 전 세계에 위고비 열풍이 불기도 했다. 지난해 전 세계 매출액이 45억달러(6조원)에 이른다.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7억942만달러(2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국내 위고비 출하가격은 1펜 당 37만2025원에 책정됐다. 위고비는 건강보험 적용 없이 출시되는 비급여 의약품으로 실제 처방 가격은 의료기관마다 상이할 전망이다.
위고비는 0.25㎎, 0.5㎎, 1.0㎎, 1.7㎎, 2.4㎎ 5개 용량으로 구성됐다. 한 펜당 4회 쓸 수 있고,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기에 한 펜으로 4주간 사용할 수 있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주 1회, 68주간 투여시 체중이 평균 14.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위고비 국내 상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식약처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고도비만 환자에 사용되는 의약품이며 비만 환자 치료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높은 관심에도 실제 국내에서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는 비만 환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대한비만학회가 국내 성인 중 비만 인구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1년 기준 비만 유병률은 38.4%로 집계됐다.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는 체질량지수 30㎏/㎡ 이상 고도비만(30~34.9㎏/㎡)과 초고도비만(35㎏/㎡ 이상)은 유병률은 각각 5.9%, 1.09%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주지했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비만치료제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하더라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탈수로 인한 신기능 악화, 급성 췌장염, 당뇨병(제2형) 환자에서의 저혈당·망막병증 등이 생길 수 있어 질환을 가진 환자는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위고비 출시로 인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비만치료제로는 노보노디스크 삭센다, 비버스 큐시미아(성분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로슈 제니칼(성분 오르리스타트), 오렉시젠 콘트라브(성분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등 4종이 있다.
또한 추후 해외 시장에서 위고비와 경쟁 중인 일라이 릴리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티드)도 국내 출시될 예정으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젭바운드는 지난 7월 말 식약처로부터 마운자로라는 이름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위고비와 같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위고비 국내 출시로 비만 치료제 시장이 커져 기업에도 기회가 올 수 있다”며 “한국인 맞춤, 장기 지속형, 패치 형태 등 여러 가지 비만 치료제가 나와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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