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오히려 주자가 있어서 '땡큐'하고 나갔다."
김진성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1사사구 1탈삼진을 기록했다.
김진성은 위기 상황에 등판했다. 1-3으로 뒤진 6회초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가 선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장성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강백호에게 안타를 허용해 1, 3루 위기에 몰렸다.
LG 입장에서는 1점을 더 내준다면 추격 의지가 완전히 꺾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핵심 불펜 김진성을 올려 급한 불을 끄려 했다. 성공적이었다. 문상철에게 3루수 땅볼 타구를 유도했고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김진성은 오윤석을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황재균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지만, 배정대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2루 베이스를 훔치려 했던 황재균을 포수 박동원이 저격해 실점 없이 막았다.
김진성은 정규 시즌 71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27홀드 1세이브 70⅓이닝 23볼넷 61탈삼진 평균자책점 3.97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1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홀드 3위다. 위기 상황에 올라와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튿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김진성은 "감은 좋지 않았다. 계속 연습하고 걱정했다. 나가기 전까지도 쉐도우 피칭을 했다"며 "안 좋은 결과가 나올까봐 걱정이 됐다. 그래도 늘 있는 일이라서 '그래 또 막아줄게' 이런 생각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1, 3루 위기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진성은 오히려 그것을 반겼다. 그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 나갔으면 아마 실점했을 것 같다. 오히려 주자가 있어서 '오케이 땡큐'하고 나갔다"며 "최근에 주자가 없는 상황에 나갔을 때 실점률이 많이 높더라. 그래서 주자 없는 상황에 좀 더 집중하고 주자 있는 상황에는 '또 막아줄게' 이런 생각을 한다. 제가 잘 던진 것보다는 운이 좋은 것이다"고 말했다.
김진성의 호투에도 LG는 결국, KT 마운드를 무너뜨리지 못하며 2-3으로 패배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반전을 꿈꾸고 있다.
김진성은 "분위기가 다운되지는 않았다. 작년에도 1차전을 지고 승리했기 때문에 그것에 동요되지 않을 것이다. 어제는 고영표 선수의 공이 좋았다. 칠 수가 없는 공이었다. 오늘은 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무조건 이기겠다. 승부는 약점을 잡고서라도 다 승리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겠다"고 했다.
잠실=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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