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도 큰 경기에 안타는 못 쳐도 애러는 하지 말자는 마인드로 들어갔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 타이거즈의 아킬레스건이 수비라는 지적이 있다. KIA는 올 시즌 146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 1위의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올 시즌 경기당 1개 이상의 실책을 범한 유일한 구단이다.
사실 선수구성이 수비보다 공격의 컬러다. 공수겸장이 많은 편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젊은 야수들을 공수겸장으로 키우는 게 과제다. 그러나 현재 가진 전력의 틀을 바꿀 수도 없고, 바꾸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게 공짜 피출루를 많이 기록했음에도 팀 평균자책점 4.40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7년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이범호 감독도 올해 수비에 대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수비 스트레스’를 줄 생각은 전혀 없다.
KIA는 4일부터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에 들어간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수비훈련을 많이 시킬 생각이다. 어떤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올지 모르겠지만, 빠른 선수가 많은 팀, 작전에 능한 팀 등을 예상하면서 연습을 시킬 것이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한국시리즈 파트너를 대입해 맞춤형 준비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그 부분에 신경을 쓰는 건 맞지만, 선수들에게 ‘한국시리즈에 들어가서 실책 하면 안 된다’ 이런 쪽으로 부담을 주면 큰 경기에 얼어붙는다. 실책을 줄이면 좋겠지만, 나오더라도 어떻게 대처하고 이겨낼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게 좋다”라고 했다.
실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되, 실책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실책이 나올 때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해보겠다는 현실적인 얘기를 했다. 이범호 감독은 “모든 선수는 에러를 안 하고 싶어 한다. 나도 큰 경기에 안타는 못 쳐도 에러는 하지 말자는 마인드로 들어갔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도 그렇다. 본인 때문에 팀이 무너지면 큰 짐이 될 수 있다. 한 경기, 한 경기로 끊을 생각이다. 경기 끝나고 선수들에게 힘든 부분을 떠넘기면 안 된다. 이기면 팀이 이긴 것이고, 지면 팀이 진 것이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의 야구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책 그 자체보다 실책으로 팀 분위기가 위축되는 걸 가장 경계한다. 대신 땀으로 승부를 볼 계획이다. 수비 연습을 많이, 디테일하게 하고 결과를 살펴보려고 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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