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윤)도현이에게 관심 쏠리지 않게 해야.”
김도영의 친구이자 고교 시절 라이벌, 윤도현(21, 이상 KIA 타이거즈)이 시즌 막판 데뷔 3년만에 1군에서 빛을 본다. 윤도현은 지난달 3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서 2번 2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8-5로 앞선 8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NC 우완 전사민에게 2구 바깥쪽 높은 코스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프로 데뷔 3년만에, 1군 통산 7경기만에 신고한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윤도현은 중, 고교 시절 김도영의 라이벌로 유명했다. 광주일고 시절 간판타자로서 훗날 김도영처럼 공수주를 갖춘 완성형, 육각형 타자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타격만 놓고 보면 김도영보다 실링이 높다는 외부의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2022년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한 뒤, 지난 3년간 야구를 한 시간보다 재활하고 치료한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었다. 운도 없었고, 본인의 부주의 혹은 과욕에 의한 부상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상한 몸과 마음을 일으키며 2025시즌 1군 붙박이 멤버가 될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이범호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자마자 베테랑들을 차례대로 1군에서 제외하면서 윤도현에게 기회를 꾸준히 줬다. 윤도현은 정규시즌 막판 7경기서 27타수 11안타 타율 0.407 1홈런 8타점 5득점 장타율 0.593 출루율 0.407 OPS 1.000 득점권타율 0.500을 기록했다.
확실히 힘 있는 타격을 할 줄 안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울 소화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발도 빠르다. 마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다는 시선도 있다. 다가올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내야 전 포지션 대수비 요원으로 활용될 듯하다. 내년엔 본격적으로 1군 붙박이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가질 전망이다.
윤도현의 잠재력, 가능성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또 익히 잘 아는 김도영에게 윤도현 얘기를 꺼냈다. 김도영은 “뛰다 보면 약점도 많이 발견될 것이고, 1군 투수들은 그런 부분들을 파고 들 것이다. 나도 그런 걸 많이 느꼈다. 도현이도 그런 부분들을 신경 쓰면 될 듯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도영은 “도현이는 크게 성장할 것 같다. 이번 짧은 1군에서의 시간이 도현이에게 의미 있을 것 같다. 난 도현이의 실력을 어느 정도 안다. 아직 보여줄 게 많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경험에서 나온 얘기다.
아직 투수들이 윤도현을 잘 모른다. 윤도현이 어차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돼도 경기에 기용되는 시간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윤도현에게 진짜 승부의 시간은 내년이다. 투수들이 자신을 알고 상대할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김도영이 벌써 윤도현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친구지만 사실 팀 내 입지가 하늘과 땅인 두 사람이다. 김도영은 ‘도영아, 너 땜시 살어야(도니살)’라는 밈을 두고 “내게 너무 좋은 관심이다. 감사하고 즐기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도영은 “요즘 도니살 시즌 2가 나왔다. 도현이에게 너무 관심이 쏠리지 않게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김도영과 그동안 수차례 인터뷰하면서 느꼈지만, 확실히 진지한 표정으로 익살스러운 코멘트를 할 줄 안다.
당연히 농담 반 진담 반이다. 김도영이 친구 윤도현을 견제하면서 인터뷰를 유쾌하게 이끌어간 것이다. 도니살은 자신의 것임을 분명히(?) 정리한 의미도 있다. 어쨌든 KIA로선 내년에 ‘도니살’이란 말을 두 배 이상으로 들으면 대성공이다. 김도영은 말할 것도 없고 윤도현도 1군에서 잘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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