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이제는 어느 정도 타격이 올라와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14차전 홈 맞대결에서 7-3으로 승리했다.
전날(17일) 사직 롯데-LG전은 폭염으로 인해 경기가 열리지 않을 뻔했다. 추석 당일임에도 불구하고 불구덩이 같은 더위가 지속됐던 까닭. 하지만 경기가 정상적으로 개시됐고, 롯데가 미소를 지었다. 그 중심에는 고승민이 있었다. 최근 타격감이 대폭발하고 있는 고승민은 5타수 5안타(1홈런) 3타점 4득점으로 원맨쇼 활약을 선보였다.
고승민은 1회 경기 시작부터 '롯데 킬러'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안타를 터뜨리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1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3안타 6타점으로 대폭발했던 좋은 감이 이어졌다. 그리고 0-3으로 뒤진 3회말 1사 1루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3루타를 터뜨린데 이어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도 엔스에게 안타를 뽑아내며 펄펄 날아올랐다. 그리고 네 번째 타석에서 '힛 포 더 사이클'에 다가섰다.
고승민은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네 번째 타석에서 LG의 바뀐 투수 이종준을 상대로 0B-2S에서 3구째 커브를 힘껏 잡아당겨 우월솔로 홈런을 폭발시키면서 마침내 '진기록'에 성큼 다가섰다. 그리고 5-3으로 앞선 9회초 1사 3루에서 백승현의 포크볼을 공략한 결과 마침내 1타점 2루타가 탄생하면서 KBO 역대 32번째, 롯데 구단 역대 4번째 '힛 포 더 사이클'을 달성하는 기쁨을 맛봤다.
사실 고승민은 마지막 타석 때까지만 하더라도 '힛 포 더 사이클'을 의식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고승민은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중간에 누군가가 말을 했었는데, 오늘 너무 더워서 그조차도 까먹었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유재신 코치님께서 '2루에서 멈춰'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2루에 갔는데, 계속 멈추라고 하더라. 공이 완전히 빠졌으면 3루까지 또 가야 하지 않나. 만약이 완전히 오버됐으면 나는 3루로 갔을 것 같다. 기록이 있다고 하더라도 3루로 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구단 역대 네 번째 진기록을 만들어낸 만큼 고승민은 활짝 웃기도 했다. 그는 "(의식을 하지 않아서) 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 몇 번 기회가 있었는데 의식을 하니까 안 되더라. 아직 실감이 안 난다. 말로만 듣던 것이기 때문"이라며 처음 맞아본 물폭탄 세례에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태형 감독은 고승민의 활약을 어떻게 봤을까. 사령탑은 "고승민이 잘 쳤다. 그전에 살짝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그제도, 어제도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다"며 "이제는 어느 정도 타격이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18일 경기 전까지 고승민의 성적은 110경기에서 136안타 12홈런 79타점 75득점 타율 0.308 OPS 0.827을 기록 중이다.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바탕으로 총액 72억원의 계약을 맺고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안치홍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수비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 나올 때도 있지만, 2루수로 입단해 외야와 1루를 거쳐 다시 2루수로 돌아온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플레이도 많이 나오고 있다. '장신 내야수'라는 단어에 갇힌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고)승민이 (나)승엽이는 그대로 가는 것이다. 어이없는 것도 나오긴 한하지만, 어떤 플레이를 할 때 보면 7~8년 정도를 뛴 선수처럼 좋은 플레이가 나올 때가 있다"고 2루수로 잘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2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이날 경기는 폭염으로 인해 오후 5시로 변경됐다. 김태형 감독은 전날에 대해 "나부터 더워죽겠더라. 한여름 같았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하지만 이날은 오후 늦은 시간대로 시간이 변경되면서 조금 더 나은 상황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이날 LG를 상대로 4연승에 도전하는 롯데는 황성빈(좌익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나승엽(1루수)-윤동희(중견수)-박승욱(유격수)-정보근(포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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