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이 나이에 이런 기분을…”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1)는 2010년대 삼성왕조의 주요 멤버다. 2011~2014년 통합 4연패의 주역이었다. 그러나 2017년 FA 계약을 통해 KIA로 이적한 뒤에는 그해 딱 한번 한국시리즈를 치른 뒤 줄곧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후 2018년과 2022년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각각 1경기 치른 게 전부였다.
이게 2017년 통합우승 후 KIA의 포스트시즌 역사이기도 하다. 그런 KIA는 올해 다시 한번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작년부터 부상자가 속출하지 않았다면 5강 이상으로 해볼 만한 전력이라는 평가는 있었다. 그러나 작년엔 무너졌고, 올해는 부상자가 많이 나왔음에도 정규시즌 우승에 성공했다. 뎁스가 좋아졌고, 코어들의 힘도 돋보였다.
최형우도 작년에 이어 올해 다시 한번 좋은 활약을 펼쳤다. 115경기서 422타수 118안타 타율 0.280 22홈런 108타점 67득점 장타율 0.500 출루율 0.362 득점권타율 0.326이다. 8월 내복사근 부상으로 3주간 쉬지 않았다면 최고령 타점왕도 가능할 정도였다. 그래도 타점 5위, 홈런과 장타율 14위.
최형우는 구단을 통해 “돌아보면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다. 그래도 선수단, 코칭스태프, 전력분석, 트레이너, 프런트 모두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누구 한두 명이 잘 해서가 아닌, 우리 모두가 만들어낸 정규 시즌 우승이라 더 뜻 깊고 값지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최형우는 “7년 전 우승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그 때에는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전력 상으로도 우승권이었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그랬는데, 올해는 작년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전력으로 시작했다. 그래도 초반부터 치고 나가며 끝까지 1위를 유지한 것은 감독님부터 선수들 모두 원팀이 됐기 때문이고, 그 결과 지금의 순위를 일궈냈다. 그 점에서 올 시즌의 우승이 그 때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KIA가 통합우승으로 수월하게 가기 위해선 역시 최형우의 한 방이 필요하다. 김도영이 올해 크레이지 모드인 건 4번 최형우가 든든히 버텨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KIA 타선은 여전히 최형우를 빼고 논할 수 없다.
최형우는 “한국시리즈 무대가 기대도 되고 재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긴장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랜만의 큰 무대라 설레기도 한다. 여러가지 감정이 드는데, 이 나이에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 동생들(후배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끝까지 전력으로 임할 것이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은 10월19~20일 전후로 예상된다. 최형우는 이날 LG 트윈스 이호준 수석코치(40세8개월25일)를 넘어 역대 한국시리즈 최고령 출전기록을 세운다. 1983년 12월생인 최형우는 다음달에 40세10개월+가 된다.
아울러 최형우는 한국시리즈 통산 11개의 2루타를 기록 중이다. KBS N 스포츠 전준호 해설위원과 공동 1위. 한국시리즈서 2루타를 한 방만 치면 단독 1위가 된다. 시리즈 최다 2루타도 4개(2014년)로 공동 1위 기록을 보유했다.
홈런을 치면 김강민(한화 이글스)을 넘는다. 한국시리즈 최고령 홈런은 김강민이 2022년 키움 히어로즈와의 5차전서 쳤다. 당시 40세1개월25일이었다. 40세10개월+의 최형우가 한국시리즈 최고령 홈런에 도전한다. 그렇게 돼야 KIA가 한국시리즈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인천=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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