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눈이 좋아졌다.”
올해 KBO리그에 좋은 외국인타자가 많다. 홈런 1위의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 타점 1위의 오스틴 딘(LG 트윈스), 정교한 타격이 돋보이는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와 길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 두루두루 잘 하는, 이제 없으면 허전한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까지.
그래도 NO.1은 멜 로하스 주니어(34, KT 위즈)라고 봐야 한다. 2020년 타격 4관왕으로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2년간 뛰었고, 올해 4년만에 돌아왔다. 2017년부터 KBO리그에서만 무려 647경기를 뛴 베테랑 외국인타자다.
올 시즌에는 2020시즌보다 약간 볼륨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리그 최고 외국인타자로 불릴 만한 성적을 찍는다. 136경기서 537타수 179안타(3위) 타율 0.333(6위) 32홈런(4위) 109타점(3위) 103득점(2위) 장타율 0.587(5위) 출루율 0.424(2위) 득점권타율 0.325. 타격 주요 부문 1위는 하나도 없지만, 무려 6개 부문에서 탑5.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7.49, 조정득점생산력 159.9로 리그 2위다. 두 부문 1위는 김도영(KIA). MVP에 선정된 2020시즌의 WAR(9.40, 1위)과 조정득점생산력(187.2, 1위)보다 약간 떨어지긴 한다. 그러나 4년 전에도, 4년만에 돌아온 올해도 외국인타자 NO.1을 입증했다.
이강철 감독도 2019년 부임할 때부터 꾸준히 로하스를 지켜봤다. 4~5년전의 로하스보다 지금의 로하스가 더 좋아진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16일 수원 KIA전을 앞두고 “눈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단순히 출루율(물론 올해 0.424는 커리어하이)이나 볼삼비(16일까지 0.76으로 커리어하이, 리그 11위)를 얘기하는 건 아니다.
이강철 감독은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딱 적립이 돼 있다. 옛날엔 막 무턱대고 쳤는데, 지금은 하이패스트볼이 들어오면 초구부터 일부러 딱 찍어서 외야 플라이를 친다. 그래서 타점이 많다. 그런 점이 되게 좋다. 기본적으로 치는 건 잘 쳤으니까”라고 했다.
경기의 흐름을 잃는 눈, 야구에 대한 시야가 좋아졌다는 의미.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외야플라이를 생산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 건 결국 타격 기술이 고급이라는 얘기다. 4년만에 돌아왔지만, KBO리그 투수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안다. 이강철 감독은 “국내선수들이 이런 걸 좀 보고 배워야 한다”라고 했다.
로하스는 이미 KBO리그 장수 외국인선수 대열에 들어섰다. 올 시즌에 보여주는 능력, 기록 등을 감안할 때 독보적 케이스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KT가 로하스와 내년에 재계약을 하지 않는 게 이상해 보일 정도다.
최고의 외국인타자에게도 약점은 있다. 굳이 꼽자면 왼쪽보다 오른쪽 타석의 생산력에 미묘한 약점이 보인다는 게 이강철 감독 설명. 물론 좌투수에게 타율 0.301 8홈런 33타점이긴 하지만, 우투수에겐 타율 0.342 20홈런 66타점, 옆구리 투수에게 타율 0.476 4홈런 10타점.
상대적으로 약해 보일 뿐이다. 큰 차이는 없다. 그래도 상대 팀들이 경기중반 승부처에 로하스를 상대로 좌투수를 내는 건 이유가 있다고 봤다. 우타석에서 삼진 비율(183타수 38삼진, 좌타석은 333타수 67삼진)이 좀 높긴 하다.
그런 로하스는 16일 수원 KIA전 3회말에 좌중간안타로 출루한 뒤 김민혁의 우중간안타 때 2루를 돌아 3루까지 들어가다 아웃됐다. 그 과정에서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왼 어깨를 다쳤다. 몸을 비트는 과정에서 왼 어깨에 충격이 있었다.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 획득을 노리는 KT에 로하스의 건강은 매우 중요하다.
수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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