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오늘은 밥 두 그릇 먹을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이우성이 대타로 등장해 재역전 결승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우성은 16일 수원 KT 위즈전서 휴식 차원에서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그러나 팀이 4-5로 역전을 당한 8회초 무사 1루서 무려 나성범을 대신해 투입돼 KT 우완 김민을 상대로 재역전 좌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볼카운트 2B2S서 135km 슬라이더가 치기 놓은 코스로 들어왔고, 이우성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돌았다. KIA는 9회 김도영의 스리런포 포함 빅이닝을 만들며 11-5로 낙승했다. 그러나 승부를 결정한 한 방은 이우성의 몫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이우성이 늘 보이지 않게 팀 공헌도가 높다며, 소리 없이 강한 남자이자 1990년대 출시된 자동차 ‘레XX’ 같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 이우성은 요란하게 강한 남자였다. 5월24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 이후 무려 4개월만에 나온 홈런이 영양가 만점이었다.
주전 1루수로서 꾸준한 출전은 변함없다. 단, 최근 이우성은 부침도 있었다. 8월 19경기서 타율 0.246 3타점, 9월 들어 이날을 빼고 9경기서 타율 0.250 3타점이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의 기습적인 대타 작전이 KIA도 이우성도 살렸다.
이우성은 “갑자기 나가라고 하더라. 솔직히 병살타만 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나갔다. 오랜만에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홈런에 대한 욕심은 없다. 복귀(햄스트링 힘줄 부상 회복)하고 타격이 완벽하지 않다 보니, 야구가 정말 어렵더라. 그동안 팀의 중요한 안타에 많이 묻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우성은 웃더니 “오늘은 밥 두 그릇을 먹을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야구가 정말 어렵다. 오랜만에 홈런이 나오면서 웃음이 나왔다. 손짓을 한 것은, (최)형우 선배와 장난 치다가 그랬던 것”이라고 했다.
이우성은 대타 홈런보다도 생애 첫 우승에 대한 의미가 남다를 듯하다. 야구를 하면서 아직 한 번도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어렸을 때부터 우승이란 걸 해본 적이 없다. 빨리 매직넘버 1을 지우고 야구인생 처음으로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의 믿음에도 감사한 마음이다. 이우성은 “미래에 대한 생각은 잘 안 하는 편인데, 매직넘버만 빨리 지우고 싶은 마음이다. 감독님이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며 신경을 써주는 것, 라인업에 내 이름을 넣어주는 것만으로도 진짜 감사하다. 두 자릿수 홈런까지 1개 남았는데, 올해는 꼭 쳐보고 싶다”라고 했다.
수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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