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삼성, LG, KT까지 5강에 올라올 수 있는 팀들 하이라이트를 다 챙겨본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1년차 감독답지 않게 냉정하고 차분한 시즌 운영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144경기 모든 승부처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당연히 오판도 있었고 실패도 했다. 그러나 어차피 144경기를 다 이기는 팀은 없다. 페넌트레이스는 철저히 상대평가다.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감추는, 상대의 장, 단점까지 활용하는 전략이 필수다.
이범호 감독은 16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선수 때가 훨씬 더 흥분하고 그랬던 것 같다”라고 했다.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 2다. 그러나 선수 시절보다 오히려 차분하다고 했다. 선수단을 이끄는 사령탑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으니까 들뜰 시간도 없다.
이범호 감독은 “감독이 되니 오늘 한 경기를 이기면 그냥 ‘잘 끝났네’ 싶다. 우리 경기도 우리 경기이고, 삼성이나 LG, KT 경기까지 5강에 올라올 수 있는 팀들 경기까지도 (숙소에)들어가면 하이라이트를 다 챙겨본다”라고 했다.
사실 굳이 안 챙겨봐도 된다. 이미 아는 내용도 많고, 전력분석 파트로부터 각종 데이터를 받기도 한다. 코치들이 준비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다른 팀들을 계속 파악하고 분석하고 공부한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포스트시즌 대비도 된다.
이범호 감독은 “어떤 상황에 어떤 작전이 났고, 어떤 상황에 어떻게 점수를 냈는지 봐야 한다. 투수도 5~6회 넘어가면 누가 나오는지 체크해야 한다. 우리 팀은 계속 봤기 때문에 안다. 그런데 다른 감독님들의 스타일, 운영하시는 부분 중에서 못 봤던 부분을 계속 체크해야 한다. 아무래도 큰 경기에 가면 나도 긴장할 것이고, 그 안에서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봐야 한다. 쉬고 있어도 쉬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사실상 이범호 감독의 포스트시즌은 시작됐다. 가장 중요한 한 해 농사 결실을 맺는 시점이 서서히 다가온다. 또 굳이 이번 가을야구가 아니더라도, 이제 막 사령탑 커리어를 시작한 이범호 감독에겐 필요한 부분일 수 있다. 좋은 습관을 가진 지도자다.
이범호 감독은 “이런 상황서 이렇게 해야 되네, 이런 상황서 이렇게 점수를 냈구나. 자꾸 보고 얘기한다. 코치들과도 이런 건 이렇게, 요런 건 요렇게 했다 얘기하면서 그렇게 지내는 것 같다”라고 했다. 웃으며 얘기했지만, 그는 냉정한, 준비된 승부사다.
수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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