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전 알았어요. 누가 봐도 네일이던데요.”
지난 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깜짝 시구를 했다. 턱 부상과 수술로 쉬고 있지만, 팔이나 어깨, 다리를 다친 게 아니다. 11일에 입 안에 고정된 보호장비를 해체하고, 12일부터 ITP(단계별투구프로그램)에 돌입한다.
그런 네일이 구단에 아이디어를 내 깜짝 시구를 하자 팬들과 선수들, 이범호 감독과 코치들도 깜짝 놀랐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자동차에서 내리는 그 순간 알만한 사람은 네일인지 알았다는 후문이다.
네일의 시구를 포구한 포수 한준수(25)도 단박에 알아차렸다. 당연히 한준수도 시구가 없는 줄 알고 선발투수 황동하와 경기 준비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얼떨결에 ‘최강기아 찐팬’의 공을 받았다. 한준수에게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한준수는 6일 경기 후 웃더니 “전 알았어요. 차에서 딱 내리는데 네일이었다. 누가 봐도 네일이던데요”라고 했다. 그런 네일이 너무 반가워 자신도 모르게 포옹을 한 듯하다. 네일과 한준수의 포옹에 많은 KIA 팬의 가슴이 뭉클해졌다.
한준수도 “좀 뭉클했다. 솔직히 (8월24일 턱 부상이)너무 안타까웠다. 의지가 대단한 선수다. 의지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 회복하면서 돌아오지 않았나 싶다. 좀 많이 뭉클했다”라고 했다. 한준수는 네일과 한국시리즈서 호흡을 맞추는 그날을 기다린다.
네일은 구단 지정병원의 재활시설을 이용해도 되지만, 최근 굳이 챔피언스필드에 나와서 운동하고 있다. 구장 시설에서도 재활을 할 수 있고, 선수들과도 호흡하고 싶어 한다는 게 한준수의 얘기다. 실제 경기 전에 덕아웃에서 훈련을 하는 동료 선수들과 ‘스몰 토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준수는 네일이 챔피언스필드에 출퇴근을 하는 것을 두고 “선수들에게 너무 많이 도움이 된다. 다치고 싶어서 다친 것도 아닌데 선수들이 이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네일도 동참하고 싶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야구장에 나오는 멘탈이 대단하다”라고 했다. 네일이 어떻게든 허락이 되는 범위 내에서 몸을 움직여 빠르게 복귀할 생각밖에 없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오히려 네일이 무리하게 복귀를 준비할까봐 걱정이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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