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월은 대반격의 시간인가.
KIA 타이거즈 대기만성 스타이자 소리없이 강한 남자, 주전 1루수 이우성(31)에게 올 여름은 유쾌하지 않았다. 6월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주루를 하다 햄스트링 힘줄을 다치면서 8월7일 광주 KT 위즈전서 돌아올 정도로 예상보다 긴 공백기를 가졌다.
문제는 돌아온 뒤 타격감을 영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풀타임 주전 2년차지만, 놀랍게도 8월까지 KIA 타선에서 김도영 다음으로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쳐왔다. 3~4월 타율 0.331 4홈런 23타점, 5월 타율 0.311 4홈런 15타점, 6월 타율 0.302 8타점이었다.
그러나 8월에는 19경기서 타율 0.246 3타점 5득점에 그쳤다. 꾸준히 3할 언저리의 타율을 유지하다 8월 말엔 3할이 무너지기도 했다. 그래도 8월 말부터 조금씩 타격감을 올리면서 바닥을 친 느낌이다. 1일 대구 삼성전서는 희생타에 결승타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모처럼 팀 승리에 앞장섰다.
특히 5-5 동점이던 9회초 2사 1루서 삼성 우완 임창민의 138km 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몰리자 결승 1타점 좌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실투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컨디션을 회복했다고 해석할 만하다. 7회 오승환의 초구 몸쪽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전안타로 만든 장면도 고무적이었다. 일반적으로 타격 타이밍이 늦을 정도로 컨디션이 안 좋으면 몸쪽 포심에 대처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우성으로선 다행인 일이다. 돌아오자마자 주춤했으나 결과적으로 팀은 1위를 수성했고, 마침내 고지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8월 들어 불펜이 확연히 살아났고, 주축 타자들의 컨디션도 괜찮았다. 베테랑 최형우가 3주간 자리를 비운 사이 이우성이 돌아왔지만, 김도영,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 박찬호, 최원준 등 다른 주축타자들이 돌아가면서 터지면서 위기를 잘 넘겼다.
그 사이 이우성은 1루 수비에 충실하며 팀에 공헌했다. 물론 간혹 불안한 수비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풀타임 1루수가 처음인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수년간 마땅한 주전 1루수가 없던 KIA로선, 올해 이우성이란 확실한 주전을 발굴한 게 최대 수확 중 하나다.
이우성이 없었던 시간, 최형우가 없었던 시간에 변우혁이 1루수로 기용되며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실제 올 시즌 변우혁의 타격은 예년에 비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큰 틀을 쉽게 흔드는 스타일이 아니다. 여전히 공수에서 종합적으로 이우성의 손을 들어준다.
이우성에게 9월은 반격의 시간이다. 8월에 못했던 몫을 잔여 18경기서 해내면 된다. 주로 7번 타자로 나서지만, 소리 없이 강할 정도로만 능력을 보여줘도 충분하다. 중심타선 뒤에서 한 방을 쳐주면 빅이닝 확률도 높아진다. 이범호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7번 타순이 키라고 했다. 여전히 이우성에 대한 기대치와 믿음이 크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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