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지난해 보였던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양상문 투수 코치는 문동주의 회복세에 대해 진단을 했다.
문동주는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59km의 직구(44개), 슬라이더(18개), 커브(15개), 포크볼(14개) 등 다양한 구종으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사실 숱한 위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무실점으로 막아낸 문동주다.
1회말 1사 후 고승민과 손호영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 2루 위기에 놓였는데, 다음 레이예스를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빠르게 흐름을 끊었다.
2회말에는 선두타자 전준우를 중전 안타로 허용한 뒤, 1사 후 윤동희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아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문동주는 노진혁과 손성빈을 각각 헛스윙 삼진과 1루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이닝을 끝냈다.
3회가 최대 위기였다. 선두타자 황성빈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 고승민 타석 때 폭투를 범해 황승빈에게 3루를 허용했다. 순식간에 무사 3루 상황이 된 가운데 문동주는 고승민을 3루수 직선타로 잡고, 홈으로 내달리는 황성빈까지 아웃시키면서 2아웃을 잡았다. 손호영에게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레이예스를 뜬공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그 이후부터는 상승세였다. 5회에는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문동주는 6회까지 큰 위기 없이 공을 던졌다.
투구수 80구가 넘는 상황에서도 문동주의 힘은 떨어지지 않았다. 사직구장 전광판에 시속 160㎞가 찍혔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었다. 레이예스와 전준우를 상대로 전력 피칭을 한 문동주는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다.
문동주는 7회말 박상권에게 공을 넘겼다. 하지만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불펜이 8회 역전을 헌납하며 패했기 때문이다.
문동주로서는 2경기 연속 호투하고도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그래도 문동주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와 한화로서는 반갑다. 전반기 13경기서 3승 6패 평균자책점 6.92로 고전했던 문동주는 후반기 7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77로 좋다. 특히 후반기 규정이닝 투수 27명 중 평균자책점 4위인데 국내 투수 중에서는 1위다.
김경문 감독도 문동주의 호투에 박수를 보냈다. 김 감독은 "잘 던졌다. 비록 역전패를 당했지만 문동주는 칭찬 많이 해줘야 될 것 같다"면서 "동주가 한 번 못 던지고 한 번 잘 던지는게 아니다. 꾸준히 잘 던지고 있어서 보기 좋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그렇다면 문동주가 후반기 들어 호투를 이어갈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김 감독은 "투수 코치가 어드바이스 한 거라든지 본인이 던지면서 자신감을 가졌던 것 같다. 또 피칭 패턴을 공격적으로 한 게 주효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에 따르면 문동주는 이번 등판을 앞두고 이를 악물었다. 월요일(26일)에도 개성고 운동장에 나가 공을 던졌다. 양상문 코치와 함께였다.
양 코치는 어떤 부분을 조언해줬을까. 양 코치는 "공격적으로 던진다. 저 볼은 치기 어렵지 않나. 그런데 동주는 '상대가 자기 볼을 노리니깐 나는 이 공으로 가야지'라며 한 수 앞서 나가는 경기를 했었다. 그게 좋지 않았던 것이다"고 말했다.
양상문 코치는 상대가 노리는 볼을 던지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문동주의 공은 위력적이기 때문에 쉽게 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양 코치는 "동주는 더 완벽하게 하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동주야. 그냥 노리는 공 던져줘라. 네 볼 못 친다'. 150km 넘는 볼 어떻게 치냐. 물론 맞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그게 더 효과적이다'라고 말을 해줬고, 본인도 인정을 하더라. 그러면서 좋아진 것 같다"고 짚었다.
7개의 안타를 맞고도 실점하지 않은 부분도 높게 평가했다. 양 코치는 "맞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다음을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하다. 안 맞으려고 하면 더 힘들다. 복잡해진다. 그 다음 타자만 잡으면 되니깐, 연속 안타만 안 맞으면 점수 안 주게 된다. 잘했다"고 칭찬했다.
문동주는 7회에도 올라가고 싶었으나 코칭스태프에서 말렸다고. 양 코치는 "좋을 때 끊어주는 게 좋다. 이 정도면 정말 완벽한 피칭이었다"고 미소지었다.
부산=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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