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결합 물질에 방사능 탑재… 암 진단과 치료 등 활용 가능
힌국노바티스,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주 식약처 허가
SK바이오팜·동아에스티 등 국내 기업 RPT 개발에 박차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최근 표적 항암제 기술로 방사성의약품(RPT)이 주목받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회사가 이 기술 확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RPT는 종양 표적에 결합하는 리간드(결합 물질)에 방사성 약물을 탑재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타격시키는 방식의 약물이다. 항체 약물 접합체(ADC)가 약물을 싣고 가는 표적 항암제라면, RPT는 효과가 큰 방사능을 싣는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노바티스, SK바이오팜, 동아에스티 등 기업이 RPT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ADC 표적항암제로는 분해제-항체접합체(AC) 기술을 가지고 있는 오름테라튜틱과 이중항체 ADC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에이비엘바이오 등 기업이 있다. 치료제는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ADC 신약후보물질 ‘LCB14’이 대표적이다.
차세대 표적항암제로 급부상 중인 RPT는 암 진단과 치료 등 방대한 영역에 활용할 수 있다. 제품 특성상 병원 공급 빈도가 높아 기업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RPT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52억달러(7조원)에서 2032년 137억달러(19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노바티스는 올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주’에 대한 허가를 획득하며 앞서나가고 있다. 플루빅토주는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과 PSMA-617 결합으로 생성된 방사성리간드 치료제다. 식약처 6호 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심사 대상 의약품에 지정됐다.
플루빅토주는 비전 임상으로 이전에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차단 치료와 탁산 기반 화학요법으로 치료받은 참가자에서 표준치료 단독요법보다 사망위험 감소,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 연장을 확인했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플루빅토주로 우리나라에서도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어려운 치료 환경에 처해있는 환자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보건의료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도 RPT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SK바이오팜은 7월 풀라이프테크놀로지로부터 RPT 후보물질 ‘FL-091’의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도입했다. 이 계약은 계약금과 개발·매출액 마일스톤을 포함해 5억7150만달러(7900억원)에 달한다.
FL-091은 대장암·전립선암 등 다양한 유형의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수용체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25를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으로 RPT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며 “RPT 사업 전반에 대한 보다 구체화된 사업계획과 세부 임상 계획 등을 추진 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동아에스티 자회사 앱티스는 4월 셀비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방사성동위원소 접합체 신약 개발에 나섰다. 셀비온은 2010년 설립 이후 RPT 치료제와 진단제 개발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양사는 위암·췌장암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앱티스의 링커 플랫폼 기술 앱클릭과 셀비온의 RPT 랩링커 기술을 융합해 공동 연구에 나선다. 연구, 개발 외에도 임상과 생산, 상업화 모든 단계에서의 협업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양사가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협력하여 미개척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빅파마에 필적하는 신약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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