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친환경 양조장서 탄생한 백세주, 올해 32주년 리뉴얼 출시
조선하이볼·바밤바맛 등 이색 막걸리 MZ세대에게 인기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IC를 나서자마자 3분 거리에 우리나라 전통주의 대표 주자 국순당 양조장이 있다. 국순당은 ‘좋은 누룩으로 좋은 술을 빚는 집’이라는 뜻이다.
2004년 횡성으로 본사를 이전하며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전통주 양조장을 설립한 국순당은 1970년 누룩 생산을 시작으로 1992년 백세주를 선보이며 전통주 시장을 새롭게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표 제품인 백세주와 다양한 막걸리 제품은 횡성의 청정 자연 환경에서 빚어져, 현재 전 세계 5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 23일 방문한 횡성양조장은 생산라인 당 하루 평균 24만병의 막걸리를 생산하며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통상 5일 중 하루는 백세주를, 다른 날은 막걸리를 생산한다. 총 3개의 라인 가운데 이날은 2개 라인이 풀가동 중이었다.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은 “해발 500m 서늘한 곳에 자리한 횡성양조장은 직접 키운 누룩과 맑은 술이 샘솟았다는 주천강(酒泉江) 인근 지하 340m 청정수로 빚고 있다”며 “술은 특성상 원부자재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하기에 발효기술을 통해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경영을 중시하는 국순당은 2007년 전통주 업계 최초로 녹색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5회 연속으로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막걸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주박을 상품화해 제빵 원료로 공급하고 또 3단계 오폐수 처리시설과 생태연못을 조성해 친환경 양조장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에는 전품 HACCP 인증을 받으며 제품의 위생과 품질 관리에서도 우수성을 입증했다.
국순당의 백세주와 생막걸리 등 주요 제품은 고려시대 명주인 백하주의 제법을 복원한 ‘생쌀발효법’을 통해 빚어진다. 열을 가하지 않고 가루 낸 생쌀과 상온 물을 사용한다. 영양소 파괴가 적고 에너지 절감 효과가 80%에 이르는 친환경 저탄소 제법이다.
지난해 11월 완료한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 사업’ 역시 친환경 노력의 일환이다. 온실가스 저감과 오염물질 최소화, 에너지 자원 효율 제고를 목표로 공장을 새롭게 전환했다. 국순당은 강원도와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ESG 활동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국순당의 대표 제품인 백세주는 올해로 출시 32주년을 맞았다. 백세주는 처음 출시 당시 ‘약주는 머리가 아프다’는 인식을 깨고 ‘전통주’라는 시장을 개척하며 우리나라 주류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맞아 한국을 대표할 전통주로 개발된 백세주는 지금까지 7억병 이상 판매되며 국민 술로 자리 잡았다. 오는 9월에는 더욱 새로워진 리뉴얼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MZ세대를 겨냥해 ‘조선하이볼’ 상품을 기획하는 등 변신을 꾀했다. 새로운 방법으로 백세주를 즐기는 방법으로 제시한 조선하이볼은 2020년 한정세트로 출시한 이후 구매 문의가 이어져 지난해 재출시했다.
백세주의 성공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에도 도전하고 있다. 2018년 출시된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유산균을 강화한 막걸리로,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물성 유산균을 담아냈다.
1000억 유산균 막걸리 시리즈는 3000원대 가격임에도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이후 다양한 변형 제품이 출시해 매년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오리지널 막걸리에 크라운제과 죠리퐁을 더한 ‘국순당 쌀 죠리퐁당’을 출시해 완판 기록을 세웠고, 해태 바밤바 아이스크림과 협업한 ‘국순당 쌀 바밤바밤’는 100일 만에 200만병 판매고를 올렸다. 또 라인프렌즈 캐릭터와 할매니얼 트렌드 인기 소재인 팥을 접목한 ‘국순산 쌀 단팥’까지 새로운 맛의 막걸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 본부장은 “전통주는 취하기보다는 음식과 함께 즐기는 반주로 인식되고 있다”며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와인이나 위스키 등 해외 주류가 인기인데 그에 못지않게 뛰어난 우리의 전통 술과 음주 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횡성양조장은 갓 생산한 막걸리와 약주를 시음할 수 있는 우리술 역사·문화 체험 공간 ‘주향로’를 운영 중이다.
2005년부터 운영된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우리술 양조장을 견학하며 전통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선정 ‘찾아가는 양조장’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향로에서는 자동화된 전통주 생산라인을 2층 견학로를 통해 둘러보고 옛 도구와 전통주 관련 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견학은 주향로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체험·시음은 무료다.
방금숙 기자 mintb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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