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서울동부지사 이영기 경영교육부장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무더운 날씨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절기상 가을을 부르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뜨거운 열기만큼 벌 쏘임에 의한 사고 소식이 빈번하게 전해진다. 지난 20일 전남 해남 폐교에서 제초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벌에 쏘여 병원 이송 중 사망했다. 16일에도 경기 군포시청으로부터 외주를 받아 생태공원에서 제초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이 벌에 쏘여 1명이 숨졌다. 같은 날 전남 함평의 한 사찰에서는 공공근로자 5명이 벌에 쏘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벌 쏘임 사고는 제초작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7일에는 청주에서 석축작업을 하던 근로자 7명이 벌에 쏘였다. 그중 한 명은 머리에 벌을 쏘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이처럼 최근에는 도심과 시골을 불문하고 벌 쏘임 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벌집 제거 신고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벌집 관련 출동 건수는 62만여 건이다.
매년 7월부터 9월까지는 특히 벌 쏘임 사고를 주의해야 한다. 벌의 번식력이 가장 왕성한 시기로, 늦여름이 되면 유충이 모두 부화해 개체수도 많아지고 먹이 활동도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벌 쏘임 사고는 작업 도중 벌집을 건드는 등 벌을 자극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벌은 종에 따라 땅 속, 나무 속 또는 나뭇가지에 집을 짓는 습성이 있지만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속속 출몰하고 있다. 따라서 외부 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어디서나 벌 쏘임 사고를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벌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3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외부 작업을 할 때에는 사전 점검을 통해 벌의 웅웅거리는 소리가 나는지 확인하고, 소리가 나면 작업을 시작하면 안된다. 이때 돌 등을 던져 주변의 벌 상태를 살피는 방법도 유용하다. 밝은 색의 옷을 입는 것도 도움이 된다. 꿀벌의 경우는 어두운 색을 가진 사물이나 물체 또는 동물을 천적인 곰이나 오소리로 착각해 공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작업 시 강한 향의 샴푸, 비누 또는 향수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
벌들의 공격을 받았을 때는 빠르게 도망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이때 상의를 당겨 머리를 보호해야 하며 자동차 또는 건물처럼 밀폐된 공간에 몸을 숨겨야 한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것처럼 물로 뛰어드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벌들이 숨 쉬러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평균적인 성인은 체중 1파운드 당 10번의 벌 쏘임에도 안전하게 견딜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벌침에 대한 심한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극소량만 접촉하더라도 급성 알레르기 쇼크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초기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빠른 시간내 응급실에 방문해야 하는 것이 좋다.
제초작업이 한창이다. 지자체의 환경미화뿐만 아니라 추석을 앞두고 성묘를 위한 벌초작업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벌 쏘임은 누군가에게 단순한 아픔일 수도 있으나 알러지를 일으키는 누군가에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알아야 안전할 수 있고, 대부분의 사고는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관심과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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