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선수 기용은 감독님이 하는 것이다"
KT 위즈 황재균이 시즌 첫 선발 출전에서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다. '주전급 백업'이 아니라 KT의 '주전' 1루수로 도약할 발판을 놨다.
황재균은 25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 3타점을 기록했다.
무려 957일 만에 선발 1루수 출전이다. 앞서 황재균은 2022년 8월 11일 문학 SSG 랜더스전 1루수로 출전한 바 있다. 또한 2025년 첫 선발 출전이다. 22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 대수비로 출전한 게 전부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최원준 상대 성적이 괜찮더라. 어떻게든 써봐야죠. 안 쓸 수는 없으니까"라고 밝혔다.
시즌 전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을 '내외야' 유틸리티로 사용하려 했다. '국가대표 3루수' 허경민이 영입되며 황재균의 자리가 붕 떴다. 2024시즌 성적도 13홈런 58타점 타율 0.260 OPS 0.692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1루수에는 지난 시즌 17홈런을 친 문상철이 있다. 말 그대로 '어떻게든' 황재균을 사용하기 위해 묘수를 짜낸 것.
하지만 시즌 직전 유틸리티 계획을 폐기했다. 젊은 선수들의 육성을 위해 황재균의 역할을 1·3루 백업으로 확정했다. 당시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을 1루 3루만 다시 시켜보려 한다. 어린 선수들이 잘하고 있으니까"라며 "(김)상수도 나이 먹고, 그럼 자리를 누가 줘야 한다. 백업으로 왔다 갔다 하다 보면 내년에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런 팀들을 많이 봤는데, 내가 그렇게 하고 있는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정리를 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백업'이 되며 입지가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시즌 전 황재균은 "끝까지 주전 선수들이 나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언제든지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한 명이라도 주춤하면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까 이제 똑같이 준비를 해야죠"라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찾아온 기회를 단숨에 잡았다. 첫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황재균은 팀이 4-3으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우완 최준호. 황재균은 최준호의 4구 145km 패스트볼을 통타, 1루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쳤다. 모든 주자가 홈을 밟았고, 황재균은 공이 연결되는 틈을 타 3루까지 향했다. 공식 기록은 3타점 2루타. 이어 배정대의 적시타까지 나오며 황재균도 홈을 밟았다.
이제 주전 1루수 구도가 알 수 없게 됐다. 황재균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이강철 감독도 그를 위해 자리를 만들 수밖에 없다. 현재 문상철은 2경기 6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 중이다. 마냥 성적에서 앞선다고 보기 어렵다.
경기 종료 후 만난 황재균은 "직구만 늦지 말자는 생각으로 계속 스윙을 했었는데, 직구 딱 하나 온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타격 밸런스가 계속 좋다. 앞으로 타석을 더 나가게 된다면 좋은 결과로 많이 이어질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백업'이란 상황에 대해 황재균은 "선수 기용은 감독님이 하는 것"이라며 "팀 상황에 맞춰서 움직이겠다"고 답했다.
수원=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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