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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다"
LA 다저스 김혜성은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맞대결에서 1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김혜성이 경기에 투입된 것은 다저스가 3-7로 크게 뒤진 6회초 수비. 김혜성은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대신해 유격수로 투입됐다. 그리고 7회말 2사 만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오클랜드 마이클 오타네즈와 승부를 펼쳤다. 오타네즈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36경기 1승 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한 선수.
오타네즈는 김혜성과 승부 초반부터 97~98마일(약 156~157.7km)의 강속구를 뿌리며 '힘싸움'을 펼쳤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뒤 빠른 볼 적응에 애를 먹고 있지만, 김혜성도 결코 오타네즈에게 뒤지지 않았고, 파울볼을 만들어내며 무려 7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몸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된 97.1마일(약 156km)의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홈런을 제외하면 시범경기 안타가 모두 빗맞은 타구였으나, 이날 만큼은 정타를 만들어내며 적시타를 기록한 김혜성의 활약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김혜성은 9회초 크리스 테일러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들어진 2사 1루에서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고, 대만 출신의 장첸장아오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두 타석 만에 멀티출루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두 타석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성과를 냈다.
덕분에 김혜성의 시범경기 성적도 개선됐다. 0.160에 불과했던 타율이 0.192까지 대폭 상승했다. 하지만 김혜성의 입지는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브랜든 곰스 단장은 최근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이 당연히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겪을 것임을 예상했다고 밝혔고, '다저 블루'는 김혜성이 주전 2루수로 개막 로스터에 합류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김혜성을 영입한 직후 다저스는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지만, 김혜성 외에도 럭스의 공백을 메울 선수는 다저스에 너무나도 많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골드글러브' 출신의 토미 에드먼이 다저스의 주전 2루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때문에 '다저스 네이션' 등 복수 언론은 김혜성이 도쿄시리즈 개막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10일 경기가 끝난 뒤 로버츠 감독이 입을 열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의 파비안 아르다야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늘(10일) 김혜성의 타석에 찬사를 보냈지만, 김혜성이 다저스와 함께 도쿄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결국 도쿄시리즈 출발까지 불과 며칠도 안 남은 상황에서 여전히 김혜성의 거취를 두고 고민 중이라는 것이다.
특히 도쿄 동행에 대해서 고민 중이라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지난해 서울시리즈가 열렸을 때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기존의 26인 로스터에 추가로 2명의 선수를 포함시킬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양 팀은 추가 2명의 선수를 선별하기 위해 보다 많은 선수들을 함께 고척스카이돔으로 데려왔다. 이를 고려했을 때 도쿄시리즈 로스터도 아니고, 도쿄 동행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은 그만큼 김혜성이 우선 순위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 아르다야는 "다저스는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지 여부와 함께 애리조나에 머무르며 스윙 변화 작업을 계속했을 때의 이점에 대해서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다저스가 결단을 내릴 때까지는 불과 2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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