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여기 카스 제로 주세요.”
최근 식당이자 술집에서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작년 6월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면서 종합 주류 도매업자가 논알코올 음료를 주류와 함께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전까지는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은 ‘논알코올 음료’는 술자리에 따로 챙겨가서 영업장에 양해를 구하고 마시는 이들도 있엇다. 하지만 이제는 일반 식당에서 음식에 곁들여 콜라나 사이다 등 음료수처럼 논알코올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일반 식당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논알코올 음료. 보통 ‘0.0’ ‘제로’ 와 같은 수식어를 달고 나오는 제품들이다. ‘논알코올’이라고도 하고 ‘무알코올’로 불리기도 하고 국산•수입 브랜드별 제품도 다양하다.
‘0.0’, ‘제로’, ‘0.00’ 등 수식어를 단 논알코올·무알코올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했다.
◇미성년자에게 판매 금지
‘논알코올·무알코올’ 맥주는 음료수이지만 마트나 온라인에서 구매할 때도 성인인증이 필요하다. 법적으로 ‘성인용 음료’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주문할 때도 미성년자에겐 판매가 금지된다.
◇논알코올(비알코올) VS 무알코올
우리나라에서 ‘주류’ 제품으로 분류되려면 1% 이상 알코올을 함유해야 한다. 즉,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라면 법적으로 음료수에 해당한다. 규정상으로는 ‘논알코올 맥주’라고 하지 않고 ‘논알코올 음료’라고 표기해야 한다.
논알코올과 비알코올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데, 보통 0.05% 미만 미량 알코올이 검출되는 제품이다. 카스 0.0, 호가든 0.0, 하이네켄 0.0, 기네스 0.0 등이 논알코올 제품에 속한다.
반면 무알코올은 알코올이 아예 없는 제품이다. 숫자로는 보통 ‘0.00’으로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0’ 표기가 가능하며, 대표적인 제품은 하이트 제로, 클라우드 제로가 있다.
◇알코올 제거 맥주 VS 맥주맛 음료
그렇다면 알코올 함량의 차이는 왜 발생할까. 바로 제조방식에서 기인한다. ‘논알코올(비알콜)’은 맥주와 동일한 발효와 제조 과정을 거쳐 만든 후 알코올 분리 공법을 통해 알코올만을 제거한다. 그래서 극미량의 알코올, 보통 0.01~0.05%가 남는다.
하지만 무알코올 맥주는 탄산 음료를 만드는 방식이 유사하다. 음료에 맥주와 비슷한 향을 첨가해 만드는 방식으로 ‘맥주맛 음료’로 보면 된다.
◇알코올 함량 0.05% 미만은 어느 수준일까
그럼 논알코올 음료에 들었다는 알코올 함량(ABV) 0.05% 미만 수준의 알코올은 어떤 의미일까. 이 정도 함량도 많이 마시면 취할 수 있는 걸까. 사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에도 알코올이 미량 들어있는 경우는 흔하다.
2016년에 독일 카이저 슬라우테른 공과 대학교 연구진들이 학술지에 발행한 <일반적인 식품에 들어 있는 알코올 함유량>을 조사한 논문에 따르면 잘 익은 바나나는 알코올 함량(ABV)이 0.04%, 식빵은 0.1~0.3% 정도 알코올이 들어있다고 한다. 논알코올 맥주보다 함량이 많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빵이나 바나나를 먹고 취하는 경우가 없듯 알코올 반응을 걱정할 정도 함유량은 아니라는 뜻이다.
◇본격 확장 기지개 펴는 국내 논알코올 시장
논알코올 음료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작년 ‘카스 0.0’, 카스 ‘레몬 스퀴즈 0.0’ 병 제품을 출시하며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논알코올 맥주시장 규모는 2021년 415억원에서 2023년 644억원으로 2년 만에 55.2% 성장했다. 오는 2027년에는 946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논알코올 음료 시장의 본격적인 확대가 시작된 만큼 새로운 음주 트렌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건전한 음용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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