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688개 기업 참가한 '인터배터리 2025' 개막
배터리 3사, 신기술 제품 및 차세대 소재 공개
포스코퓨처엠 등 미래 신사업 방향성 공유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국내 빅3 배터리 업체가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 승부수를 던졌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극복은 물론 '46파이(지름 46mm)' 배터리 제품 양산으로 글로벌 우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서울 코엑스에서 5일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5는 오는 7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을 포함해 미국, 일본, 칠레, 브라질 등 13개국 정부·연구소·기업들이 참여한다. 총 688개 기업들이 2330개부스를 마련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23% 확대된 규모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캐즘 극복을 위해 전기차 세금 감면, 충전 인프라 확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규모 15배 증대 등의 지원을 펼치겠다"며 "음극재를 비롯한 배터리 핵심 광물의 국내 생산을 촉진하도록 재정·세제·기금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배터리업계 수장들도 총출동해 캐즘 극복을 위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기술 개발 현황에 대해 공유했다.
김동명 LG엔솔 사장은 "배터리 시장이 하반기부터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회사가 가진 글로벌 오퍼레이션 역량을 활용함과 동시에 오늘 부스에 전시되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고전압 미드니켈, 리튬인산철(LEP) 배터리 등의 제품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 우위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엔솔은 인터배터리 2025에 기존 2170(지름 21mm 높이 70mm) 배터리 대비 에너지와 출력을 최소 5배 이상 높인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를 공개했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와 기존 모듈 대비 부품 수와 공정을 간소화한 LEP 파우치 셀투팩(CTP) 셀 유닛도 함께 전시했다.
또 네이버랩스와 협업한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루키'를 배치했다. 루키는 네이버랩스의 5G·클라우드 기술과 LG엔솔의 2170 원통형 배터리가 결합됐다. 인공지능(AI) 기능도 적용돼 이동 경로 내 장애물과 안면 인식이 가능해 다양한 물품을 배송할 수 있다.
삼성SDI도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에 대해 강조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올해 46파이 배터리의 구체적인 고객사를 확보해 현재 샘플도 제출했고, 양산도 곧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캐즘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을 보인다"며 "삼성SDI의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보고, 2분기부터는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 삼성SDI가 현대차그룹과 전기차에 이어 배터리 및 로봇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한 것에 대해 "현대차가 전기차와 관련해 굉장히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현대차와 협업을 지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이번 부스에 차세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라인업을 공개하며 배터리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전고체 배터리(ASB)도 함께 선보였다.
삼성SDI 관계자는 "지난 2023년에는 ASB의 상반기 프로토콜 샘플 생산 완료에 이어 지난해에는 이의 2배 용량이 증대된 A 샘플의 생산을 완료했다"며 "오는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부터 공급망까지 체계적인 로드맵에 따라 대량생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SDI 부스에는 현대차그룹 로봇 '달이'도 전시됐다. 달이에는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46파이가 탑재됐으며, 주변 사람을 인식하고 질문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SK온은 각형 배터리 양산을 앞두고 있다. 박기수 SK온 본부장은 "각형 배터리 개발을 완료해 양산을 하기 위해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며 "현재 고객 수주를 위해 컨택하고있으며, 양산은 고객사 타이밍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에 대해서도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본부장은 "원통형 배터리의 폼팩터를 다양하게 해서 개발은 완료했다"며 "양산 레코드를 가져가기 위해 내부적으로 생산 기술에 대한 방향성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이 SK엔무브와 협업해 개발 중인 액침 냉각 기술에 대해서는 "액침 냉각 기술은 현재 개발 중에 있으며,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온은 행사 부스에 개발 중인 주행거리 및 배터리 팩 맞춤형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와 함께 파우치형 배터리인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와 장수명 LEP 배터리를 공개했다.
이어 양산 예정인 단방향과 양방향 두 가지의 각형 배터리를 소개했다. 단방향은 두 탭이 한 면에 위치한 구조로, 한 면에 회로 구성이 가능해 시스템 설계 시 유리하며, 양방향은 두 탭이 양면에 대칭으로 배치된 구조로 돼 있어 상하부 양면 냉각을 통해 효과적인 열관리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차세대 무선 BMS, 전기차용 액침 냉각 기술 등을 공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양극재 출하량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향후 이차전지 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캐즘 때문에 전기차 생산이 줄어들고 있지만,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원래 준비하고 있던 프로젝트들이 있어서 그것에 힘입어서 양극재 출하량을 조금 더 늘려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캐즘 종료 시기를 2027년으로 진단하며 "대부분의 사람이 보통 한 3년 정도 캐즘 종료 시점을 생각하고 있다"며 "지난해는 지나갔고, 올해와 내년이 지나면 끝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엄 사장은 이차전지 사업 위축 가능성에 대해 "포스코그룹이 철강과 이차전지를 양대 축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연장될 뿐, 계획했던 이차전지 사업을 축소할 예정은 없다"고 반박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양·음극재 기술 로드맵과 원료-소재-리사이클링에 이르는 그룹 차원의 공급망 구축 성과를 공개했다. 더불어 니켈 함량을 95% 이상으로 높여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한 울트라 하이니켈(Ultra Hi-Ni) 단결정 양극재를 소개했다. 이외에도 고체전해질, 리튬메탈음극재와 같은 미래 배터리 산업의 핵심이 될 차세대 소재를 전시했다.
이외에도 롯데 화학군 기업 및 고려아연, LS그룹 계열사 등도 행사에 참여해 부스를 꾸렸다. 또 인터배터리 기간 중 배터리 콘퍼런스, 배터리 기업 채용설명회, 미국 투자설명회, 배터리 광물 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같이 개최된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동명 LG엔솔 사장은 개막식에서 "현재 우리 배터리 산업은 글로벌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등 여러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계속 성장하는 인터배터리 2025를 보면 이러한 상황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읽고 싶으며, 이를 계기로 K-배터리가 재도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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