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약 개발 등에 AI 접목… 시장 규모 32조원
삼성바이오·SK바이오팜 등 업계 투자 확대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중국 생성형 AI(인공지능) 모델 ‘딥시크’를 계기로 제약·바이오 업계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딥시크와 같이 가성비 높은 생성형AI가 업계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숨빗AI 등 기업이 단백질 디자인, 뇌전증 관리 플랫폼, 흉부 엑스레이 분석 등에 생성형AI를 적극 활용하며 변화 흐름에 합류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헬스케어 분야 내 생성형AI 시장 규모가 2023년 18억 달러(2조6000억원)에서 2032년 221억달러(32조원)로 연평균 32.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 싱크탱크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 또한 생성형 AI가 제약·의료제품 산업에서 신약 화합물 식별 과정과 개발·승인을 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요 분야별로 보면 생성형 AI는 리서치·초기 단계 신약 등 발굴 분야에서 최대 280억달러(40조5000억원), 임상 개발 분야에서 최대 250억달러(36조원)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한 단백질 디자인 기술을 보유한 미국 바이오 벤처 기업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에 투자했다.
신약후보물질 도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 향후 위탁생산(CMO), 공동개발 등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AI 기반 사업 성장을 촉진한다는 목적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남미 최대 제약사 중 하나인 유로파마와 미국 내 조인트 벤처(JV·합작법인)를 설립하고 AI 기반 뇌전증 관리 플랫폼을 사업화한다고 발표했다.
자체 개발한 뇌파 분석 AI 기술과 뇌파 측정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을 활용한다. 뇌전증 발작 여부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의료진의 데이터 기반 치료 계획 수립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숨빗AI는 최근 흉부 엑스레이 판독을 위한 생성형 AI 소프트웨어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흉부 엑스레이(CXR)에서 탐지할 수 있는 다양한 소견에 대한 개인화된 초안 판독문과 비정상 가능성을 영상의학과 의료진에게 제공하는 생성형 AI 기반 의료기기다.
최근 한국바이오협회는 생성형 AI가 신약 개발 분야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협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모델은 원하는 구조나 기능을 가진 새로운 소분자, 핵산 서열·단백질을 생성하는 데 사용돼 신약 개발을 지원한다. 또 성공적인 약물의 화학 구조를 분석하고 변이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기존 약물 방식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잠재적인 약물 후보를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신약 효능과 안전성을 예측하고 약물 개발을 위한 신규 표적을 정확히 찾아내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복잡한 임상 시험을 설계하고 수정하는 데도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다.
텍스트 외 음성, 이미지, 동영상 등 여러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AI 모델인 멀티모달 대형 언어모델(LMM)을 도입하면 패혈증 등 임상 악화 초기 징후를 감지, 시험을 수정하거나 중지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생성형 AI 활용에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생성형 AI 단점 중 하나로는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할 때 학습 내용 중 비슷한 부분만 묶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환각’ 현상이 지목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AI 사용에 따른 부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개인 건강을 위협하고 의사결정 책임소재 문제와 의료현장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며 “현장에서 활용되는 생성형 AI에 대한 구체적 규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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