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병철 창업회장 창업 이념 되새긴 삼성
전영현 "위기를 기회로"…기술 경쟁력 회복 시동
삼성, 이르면 이달 인사·조직개편 예상
R&D 투자로 분위기 쇄신 총력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최근 반도체 부문 실적 악화 등 삼성을 둘러싼 위기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37주기 추도식이 19일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다.
이날 추도식은 예년과 같이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등은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용인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
이 회장은 2년 만에 선영을 찾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이 창업회장의 36주기 추도식에는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결심 공판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삼성 총수 일가는 약 50분 동안 머문 뒤 자리를 떠났다.
이에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오전 9시께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등과 함께 용인 선영을 방문했다. 이들은 약 40분간 추모의 시간을 가진 뒤 자리를 떠났다. 이재현 회장은 예년처럼 추도식과 별도로 호암이 생전에 살았던 서울 장충동 고택에서 이날 저녁 제사를 지낼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범삼성 그룹 일가는 이 창업회장 추도식을 함께 했지만 이맹희 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 형제가 상속 분쟁을 벌인 이후 2012년부터 시간을 달리해 추도식을 열고 있다. 다만 이재용 회장과 이재현 회장은 최근 부친 세대 앙금을 해소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에는 이 창업회장 외손자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신세계그룹 사장단 등도 선영을 찾았다. 이 창업회장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과 그의 자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다른 날 따로 추도식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최근 삼성전자가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 악재를 겪고 있는 만큼 호암의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날 '사업보국(사업을 통해 나라에 이바지한다)' 정신을 되새길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은 결국 별도의 공식 메세지를 내놓지 않았지만 최근 반도체 실적 부진을 두고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는 만큼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분위기 반전을 꾀한 전열 재정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14일 삼성전자는 노조와의 임금협상 잠정 합의로 파업리스크를 일단락 시켰다. 이후 18일 삼성전자는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기흥캠퍼스에서 NRD-K(New Research & Development-K) 설비 반입식을 열고 힘찬 재도약을 다짐했다.
기흥캠퍼스는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삼성전자가 1983년 이병철 창업회장의 '도쿄 선언' 이후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삼성 반도체의 태동지로 상징적인 곳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50년의 역사가 시작된 기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져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다. 앞서 전영현 DS부문장이 단기적인 해결책 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기술력 회복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통해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달 6일은 삼성전자 반도체가 50주년을 맞는 날이기도 하다. 기존 '반도체인의 신조'를 대체하고 새로운 50년을 이끌 'DS인의 일하는 방식'이 공개될 예정이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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