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고려아연 13일 이사회…유증 철회 가능성 언급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대한 금융감독원이 정정 요구에 대해 고려아연이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크다. 이번주 중반 결론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여의도에서 철회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영풍·MBK 양측 모두 의결권 지분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국 누가 남은 주주와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단 영풍·MBK가 지분을 더 많이 확보했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주총 표대결은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지금까지 기관 및 소액주주들의 투표 관행을 고려하면 고려아연의 현경영진이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그간 고려아연 우호지분으로 분류됐던 주주들은 고려아연 측 인사와의 사적 인연이나 친분이 아닌 실제적인 사업협력과 시너지, 미래성장동력 등 사업적 결속력을 기반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왔다.
현재 양측이 확보한 지분은 고려아연의 경우 베인캐피털 보유분과 자사주 활용 등을 감안하면 시장에선 36~37%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풍과 MBK측은 최근 공시까지 더해 40% 수준의 지분을 확보했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자사주 공개매수 물량의 소각까지 감안하면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은 40~41%, 영풍과 MBK측은 44% 수준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일부 물량을 매각했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과 국내외 기관투자자, 그리고 소액주주 등 16%의 주주들이 사실상 표심을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건은 의결권 행사를 위한 표심을 누가 잡을 수 있느냐다. 고려아연의 현경영진이 강조하고 있는 경영 능력과 비전에 손을 들어줄지, 영풍과 MBK가 주장하는 거버넌스에 가산점을 줄지 여부에 달려있다. 영풍과 MBK는 집행임원제와 14명에 달하는 신규 이사 선임의 건을 내놓으며 임시주총을 열겠다고 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실제 임시주총이 열리고 표대결이 이뤄질 경우 지금까지와는 다소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영풍과 MBK가 9월13일 기습 공개매수를 발표한 뒤 지금까지는 공개매수 기간이나 가격, 법적 리스크 등을 활용한 MBK 측의 기교가 힘을 발휘해 왔다. 국내 자본시장을 쥐락펴락 해온 MBK가 이번에도 노련한 전략으로 투자자와 주주들 지분 매입·매도를 통한 수익률을 따져 움직이도록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주주 구성이 확정된 뒤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선택의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당장의 투자 수익 회수보다는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과 비전, 향후 사업 협력의 필요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 이뤄질 거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 고려아연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해 온 한화와 LG, 현대차뿐만 아니라 국내 연기금과 외국인 투자자, 소액주주 의결권 대행 기관들 역시 이런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고려아연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와 관련된 의결을 내릴 예정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8일 개최했던 이사회에서 특별한 안건 의결 없이 경영권 분쟁 관련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고려아연 경영진은 이날 이사회에서 사외 이사들이 주주와 시장 등에서 청취한 의견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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