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KT새노조 “현장에 자동화로 해결 안 되는 업무 많아”
KT, 자동화 시스템·인력 활용 방안 등 대책 강구 중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KT가 이달초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통신망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닥쳤다.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걱정없다는 KT와 현장 인력난을 호소하는 노조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800명에 이르렀다. 이는 KT 전체 인력의 약 17%에 해당한다.
KT 측은 이같은 대규모 인력 이탈에도 불구하고, 선로 설계·운용 업무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처리해 인력 공백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에 현장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실무 선에서는 온도차가 있다.
KT 소수노조이자 제2노조인 KT새노조 관계자는 “사측에서 말하는 업무 자동화 시스템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와닿지 않는다”며 “현장에는 자동화로 해결이 안 되고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업무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맨홀에 들어가서 선로를 설치하고 유지 보수하는 업무를 어떻게 자동화할 것인지 궁금하다”며 “기업이나 고객을 위한 통신장비 유지보수와 전원 관리 업무 등도 사람이 직접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존에도 인력 부족으로 허덕였던 선로 네트워크 현장이 더욱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KT새노조 관계자는 “4000여명이 근무하던 현장 인력이 내년 1월부터 1700명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력 감축으로 인한 어려움은 지금도 피부로 와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험 많은 직원의 퇴직으로 축적된 노하우와 전문성도 많이 손실되고 있다”며 “더군다나 현장 업무는 1~2달 교육 후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몇몇 현장에서는 팀장 등 책임자가 빠져 일부 업무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KT새노조 관계자는 “인력 누수로 인한 네트워크 안정성 리스크는 새노조가 누차 위험성을 지적했던 부분”이라며 “지금도 간신히 업무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대형 사고가 날 경우 원상복구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측에서 충분한 준비 없이 잘못된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통신 인프라 없이는 AI(인공지능)이건 B2B건 사상누각임을 지금이라도 깨우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이런 우려 어린 목소리에 대해 KT 측은 인력 감축 후 제기되는 통신망 안정성에 대해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KT는 12일 선로 설계·운용, 비즈 서비스(법인 회선) 운영을 맡을 단기 계약직 채용 공고를 마감한다. 채용되는 직원은 내년 신설되는 네트워크 운용 자회사 ‘KT 넷코어’ 출범까지 남은 기간인 올해 말까지 일한다.
또 정년퇴직자에게도 계약직으로 현업 복귀 의사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KT 관계자는 “선로 설계 시 현장 상세 설계 업무를 선로품질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자동화했고 전원 분야 점검이나 원격제어 업무도 전원관리시스템을 통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KT 과천 네트워크 관제센터에서 전국 관제를 지원하며 실시간 모니터링·상황 대응을 맡아 KT 넷코어 등 신설 법인이 빠르게 자리 잡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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