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1세 홀드왕’ 노경은(SSG 랜더스)은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그러나 ‘39세 마당쇠’ 김진성(LG 트윈스)은 당당히 가을야구를 누빈다. LG 팬들에게 감동드라마를 집필한다.
LG 트윈스가 작년 페넌트레이스 1위에서, 올해 3위로 내려와 준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한 원인 중 하나는 불펜이다. 질과 양에서 철벽을 쌓으며 29년만의 통합우승을 견인한 불펜이 올해 많이 흔들렸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 몇몇 믿었던 투수들의 부진과 부상까지. 평소 플랜 B~C 준비를 꼼꼼하게 하는 염경엽 감독도 불펜 균열을 막지 못했다.
그런 LG 불펜을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가 김진성이었다. 김진성은 올 시즌 71경기서 3승3패1세이브27홀드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77경기, 83.2이닝으로 불펜 최다등판, 최다이닝에 38홀드로 타이틀까지 가져간 노경은보다 임팩트가 약간 떨어지긴 한다. 그러나 김진성도 최다등판 7위에 불펜에서 70이닝(70.1이닝) 이상 소화한 몇 안 되는 투수다.
LG는 올해 유영찬이란 새로운 마무리투수를 발굴했다. 그 앞에 김진성이 버텨주지 못했다면 LG의 성적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시즌 중반 SNS 파문으로 잠시 팀을 떠나기도 했지만, 반성하고 돌아와 다시 예전처럼 공을 던진다.
염경엽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서 외국인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을 불펜으로 돌렸다. 약해진 불펜 뎁스를 만회하기 위해, 선발투수 2명을 불펜으로 보낸 것이다. 선발진은 디트릭 엔스~임찬규~최원태 3인으로 돌린다.
이런 환경은 염경엽 감독에겐 경기 중반 선택지를 늘려준다. 김진성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무리하게 긴 이닝을 소화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가 용이해진다. 물론, 김진성은 KT 위즈와의 5~6일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 모두 등판했다.
5일 1차전서는 1-3으로 뒤진 6회초 1사 1,3루 위기서 등장해 문상철을 주무기 포크볼로 3루수 병살타로 잠재웠다. 7회까지 1.2이닝 1탈삼진 1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6일에는 8회에 등장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역시 제 몫을 했다.
정규시즌을 기준으로 삼으면 두 경기 모두 안 나가도 됐다. 1차전은 뒤진 상황이었고, 2차전은 5점 리드였다. 그러나 단기전은 매 경기 필승조가 나가야 한다. 매 경기 대기의 어려움이 있는 대신, 필승조 보강으로 개개인에게 절대적인 부담감은 줄어들었다. 김진성으로서도 좀 더 집중력이 생길 수 있다.
올 시즌 73경기, 73이닝이다. 나이를 잊은 열정, 호투다. LG 팬들에겐 감동드라마 그 자체다. 동명이인으로서 응원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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