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참 안 터지네.
키움 히어로즈의 마지막 타자 1차지명 신인은 2020년 박주홍(23)이었다. 근래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에 투수가 득세하는 것처럼, 비슷한 값이면 타자보다 투수가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타자가 1차 지명을 받거나 1~2라운드에 뽑히면 남다른 재능 혹은 실링, 잠재력이 있다는 의미다.
박주홍도 그랬다. 키움은 박주홍이 주축 외야수로 클 것으로 확신하고 과감히 지명했다. 당시 서울 3개 구단은 돌아가며 1차지명 우선권을 가졌다. 1순위 LG 트윈스가 이민호를 뽑자 2순위 키움이 박주홍을 데려갔다.
당시 1차 지명 신인들 중에선 정해영(KIA 타이거즈)이 리그 최고 마무리로 성장했고, 소형준(KT 위즈)도 주축 선발투수가 됐다. 그러나 박주홍은 지난 5년간 제대로 크지 못했다. 2023년 27경기가 1군에서 넘간 가장 많은 실적. 5년간 단 109경기 출전. 성적은 타율 0.151 10타점 OPS 0.463.
홍원기 감독은 전통적으로 저연차, 신예들에게 과감히 기회를 주는 스타일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박주홍의 고전은 도드라진다. 국가유공자 자녀 병역혜택 대상이라서, 군 복무도 작년 11월 말부터 6개월간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했다. 그러나 올해도 반등하지 못했다. 25경기서 타율 0.102 1타점.
퓨처스리그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을 못 남겼다. 올 시즌 35경기서 112타수 32안타 타율 0.286 5홈런 21타점 10득점 OPS 0.885. 단, 최근 페이스가 좋다. 최근 10경기서 타율 0.333 2홈런 9타점. 4일 고양 상무전서 4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퓨처스리그도 마무리 단계다. 키움은 대만에서 대대적인 마무리캠프를 계획 중이다. 박주홍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23세이긴 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게 사실상 없다. 여기서 1~2년 더 머뭇거리면 앞날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키움 외야는 장기적으로 이주형과 장재영이 주축으로 뛸 가능성이 크다. 베테랑 이형종은 FA 계약자라서 되도록 써야 한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 이주형과 장재영도 완전히 자리잡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박주홍이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렸다.
키움의 역대 타자 1차지명 최고 성공사례는 단연 2017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팀과 KBO리그 최고를 차례로 인정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누구나 이 사례가 될 순 없다. 그러나 강력한 동기부여는 될 수 있다.
올 겨울 김혜성마저 메이저리그로 떠나면, 키움은 타선의 코어가 절실하다. 송성문 한 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주형이 좀 더 성장해야 하고, 젊은 타자들이 더 많이 분전해야 한다. 키움으로선 박주홍이 터지길 기대하는 게 당연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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