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월, 너무 안 좋았죠.”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1)은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마치고 취재진 인터뷰서 이범호 감독 얘기를 꺼냈다. 당시 김도영은 “감독님이 초반에 안 될 때도 그냥 믿어줬다. 내가 좋은 기록을 냈기 때문에 감독님에게 항상 감사함을 갖고 있다. 감독님은 항상 선수 위주로 게임을 준비한다. 선수 모두 감독님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것이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김도영은 “선수가 경기를 할 때 좋은 컨디션을 내기 위해 휴식이면 휴식, 훈련이면 훈련을 더 하라고 말씀을 많이 해줬다. 그냥 초반부터 계속 믿음을 심어줬다. 다른 감독님이면 날 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충분히 한다. 빼야 될 만한 실력이었다. 초반에 진짜 감독님이…이렇게 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라고 했다.
또한 김도영은 “3월은 너무 안 좋았다. 그런데도 감독님이 계속 믿어줬다. 캠프 때부터…작년에 내가 뭐 이룬 것도 없는데 감독님이 캠프 때부터 계속 주전이라고 그랬다. 그런 걸 강조해주다 보니 자신감이 생겨서 올해 좋은 성적을 냈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3월 6경기서 26타수 4안타 타율 0.154 1타점 1득점 1사구였다. 이때 이범호 감독이 자신을 빼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빼지 않고 믿음을 주자 자신감이 생겼고, 그게 올 시즌을 달려온 강력한 동력 중 하나라고 여겼다.
따지고 보면 김도영이 3월에 부진한 건 자연스러웠다. 김도영은 작년 11월 일본과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좌측 엄지 중수지절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골절 진단을 받았다.
이 여파로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막판에 방망이를 잡았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본격적으로 타격훈련을 시작했다. 다른 타자들처럼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완벽히 만드는 건 불가능했다. KIA는 김도영의 부상 당시 올해 정규시즌 개막전에 뛰지 못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김도영은 기적의 재활을 선보였고, 그 과정에 이범호 감독의 격려와 믿음이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주전들에게 믿음과 책임감을 동시에 부여하는 스타일이다. 주전을 정하면 되도록 그대로 끌고 가는 스타일이다. 부진해도 충분히 기다려준다. 그 과정에서 적절한 소통 및 어드바이스가 따라붙는다.
그렇게 소크라테스 브리토, 나성범, 김선빈이 슬럼프를 딛고 살아났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에게만 특별히 믿음을 줬던 건 아니었다. 오히려 소크라테스, 나성범, 김도영은 올 시즌 도중 집중력 결여된 수비로 문책성 교체를 당한 선수들이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이 마냥 믿음으로 주축멤버들을 끌고 갔던 건 절대 아니다. 실수나 실책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비나 주루에서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안일했다고 판단하면 가차 없었다.
그렇게 김도영이 올해 KBO리그 최고의 선수가 됐다. 그리고 올해 마지막 무대, 한국시리즈만 남겨뒀다. 최종전 이후 사흘간 리셋하고 4일부터 다시 훈련에 들어갔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21일. 앞으로 16일간 훈련과 연습경기 세 차례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 김도영의 올해 마지막 과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