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웅제약, 현지 줄기세포 공장 GMP 인증 후 본격 가동
지씨셀, 현지기업과 항암면역세포치료제 기술이전
SK플라즈마, 혈장 분획 공장 2025년까지 완공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세계 4위 인구 국가(2억8000만명)로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네시아 현지 공략에 사활을 걸었다. 약 5조원에 달하는 현지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이전·국부펀드 투자는 물론 공장 가동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웅바이오로직스, 지씨셀, SK플라즈마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아세안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의 파머징마켓(신흥 제약시장)으로 성장하는 인도네시아 현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제약산업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30억달러(4조원)에서 연평균 5.5%씩 성장해 2025년 약 37억달러(5조원)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파머징마켓 확대는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가 제약바이오 산업 투자에 대단위 예산을 투입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지 제약바이오 시장의 자생적 확대에 이어 의약품 자급화 지원 정책도 늘리는 등 현지 시장 가치를 더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의 현지 진출 가운데 대웅제약의 경우 현지 자회사인 대웅바이오로직스인도네시아(DBI)를 통해 줄기세포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달 초 현지 식약처로부터 줄기세포 공장에 대한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취득하고 가동에 돌입했다.
GMP 인증에 따라 DBI는 화학의약품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줄기세포를 인도네시아 식약처가 지정한 14개 병원에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대웅제약은 향후 펙수클루(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와 엔블로(당뇨병 치료제)를 현지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인을 대상으로 현지 임상시험을 거쳐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할 것”이라며 “우수한 효능과 품질이 입증된 50종 이상의 의약품을 개발해 인도네시아 국민 건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 바이오의약품 계열사 SK플라즈마는 인도네시아에 연간 100만 리터의 혈장을 처리할 수 있는 혈장 분획 공장을 202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투자청(INA)과 한국 SK플라즈마가 합작 건설하는 이 공장은 2년 후 가동될 예정이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분획용 혈장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번 프로젝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SK플라즈마는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에 SK바이오코어 인도네시아를 설립했다. 또 앞서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국부펀드와 사업 협력을 추진하기도 했다.
SK플라즈마 관계자는 “공장 완공 후 합작법인이 공장 운영과 사업권·생산·판매 등을 담당할 계획”이라며 “합작법인은 인도네시아 관련 규정에 따라 혈액제제를 공급하고 국가필수의약품 자급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기술 이전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기업도 있다. 지씨셀은 이달 인도네시아 줄기세포치료제 기업 비파마와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주'에 대한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이전 총 계약 규모는 약 160억원으로 세부 사항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비파마는 동남아시아 최대 제약그룹이자 기업가치 약 7조원, 연 매출 2조7000억원을 기록하는 PT 칼베 파마의 자회사다. 인도네시아 최초로 GMP 인증 세포치료제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지씨셀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주요 신흥 제약시장 국가들의 메이저 제약사들과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지씨셀 관계자는 “라이선스 계약 체결과 동시에 기술이전을 시작할 예정이며, 국내 허가자료를 기반으로 진입 후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돕기 위한 정부와 관련 산업계의 지원사격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15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등 민·관 제약 대표단은 이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해 인도네시아 식약청, 현지 기업 등과 다양한 협력사업을 벌였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안전하고 우수한 우리 의약품의 해외 진출 지원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기존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고 정부, 공공기관, 단체의 총력지원체계 구축이 절실하다”면서 “협회는 앞으로도 실질적인 해외진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