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손주영이 커리어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위기에 빠진 LG 트윈스를 구해냈다. 그리고 더블헤더 1차전에서 헤드샷으로 5구만에 퇴장을 당했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불펜 투수로 등판해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LG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5차전, 더블헤더 2차전 홈 맞대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 선발 라인업
두산 : 정수빈(중견수)-이유찬(2루수)-양의지(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제러드 영(우익수)-박준영(3루수)-김기연(포수)-김재호(유격수), 선발 투수 김민규.
LG : 홍창기(우익수)-문성주(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김현수(좌익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신민재(2루수), 선발 투수 손주영.
이날 경기는 LG와 두산 모두에게 매우 중요했다. 더블헤더 1차전이 열리기 전까지 LG는 두산에 불과 2경기 차로 앞선 3위에 랭크돼 있었던 까닭이다. 전날(20일) 비로 인해 경기가 열리지 않게 되면서 이날 더블헤더가 열리게 된 가운데 양 팀 사령탑은 1차전부터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 결과 두산이 '캡틴' 양석환의 2홈런 6타점 활약을 앞세워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차전의 선취점은 1차전과 달리 LG가 먼저 뽑았다. LG는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스틴 딘이 두산 선발 김민규를 상대로 6구째 133.7km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로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고, 시속 165.6km의 속도로 뻗어나간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32호 홈런. 이후 경기의 흐름은 팽팽하게 흘러갔다. 양 팀 모두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두산은 1회부터 3회까지 단 한 번도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지 못했고, LG는 2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와 김현수가 연속 볼넷을 얻어내는 등 2, 3루 찬스에서 두산 선발 김민규에게 봉쇄당하며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그리고 3회말 또한 선두타자 홍창기에 이어 문성주가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으나, 오스틴이 병살타로 물러난 뒤 문보경이 좌익수 뜬공에 그치면서 1점차의 흐름이 이어졌다.
그래도 먼저 점수를 뽑은 것은 LG였다. 두산이 4회초 2사 2루의 기회를 놓친 뒤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박동원이 김민규의 높은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겼다. 그리고 이 타구는 160.2km의 속도로 뻗어나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이어지면서 간격은 2점차로 벌어졌다.
양 팀 합계 25안타가 폭발했던 더블헤더 1차전과 달리 2차전은 투수전 그 차제였다. 두산 선발 김민규는 두 개의 피홈런을 허용하긴 했으나, 4⅓이닝을 단 2실점(2자책)으로 막아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LG 손주영은 3회까지는 단 한 번의 위기 상황에 몰리지 않으며 두산 타선을 묶어내더니, 4회 2사 2루와 5회 2사 3루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등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탄탄한 투구를 거듭했다.
특히 손주영은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선두타자 김재환을 120km 커브로 삼진 처리한 뒤 더블헤더 1차전에서 2홈런 6타점으로 대폭발한 양석환도 7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이어 나온 제러드까지 122km 커브로 얼어붙게 만들며 'KKK' 이닝을 만들어냈다. 이로써 손주영은 데뷔 첫 7이닝 무실점 투구를 완성, 최다 탈삼진까지 기분 좋게 손에 넣었다.
손주영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에르난데스였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등판한 뒤 2차전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구동우(1990년), 고형욱(1998년), 오상민(1999년)에 이어 역대 네 번째. 에르난데스는 1차전에서 헤드샷으로 인해 5구 만에 자동 퇴장당해 투구수가 많지 않았던 만큼 2차전에는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에르난데스가 마운드에 오르자 두산 팬들은 야유, LG 팬들은 환호를 쏟아내는 가운데 두산의 하위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1차전부터 예상치 못한 불펜데이를 치른 만큼 에르난데스는 9회에도 마운드에 섰고, 실점 없이 두산의 공격을 막아내며 KBO리그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이로써 두산과 LG는 더블헤더 맞대결에서 나란히 1승씩을 나눠가졌고, 양 팀의 격차는 2경기로 유지됐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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