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심혜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28)가 연패 탈출을 이끌고, 2위 매직넘버를 2로 줄이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삼성은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원정 경기서 8-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3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76승60패2무를 마크했다. 2위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이날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디아즈는 마지막 타석 전까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첫 두 타석은 KT 선발 조이현에게 당했다. 1회초 2사 2루와 3회초 2사에서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4-3으로 역전에 성공한 5회초 무사 1, 2루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았다. 첫 타석에 이어 두 번째로 타점 기회가 찾아왔지만 바뀐 투수 김민수를 상대로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팀이 5-4로 앞선 7회초 1사에서는 KT 네 번째 투수 주권을 만났다. 이번에도 디아즈의 타구는 내야를 건너가지 못했다. 2루 땅볼에 그쳤다.
그리고 대망의 9회초다. 2사 1루에서 구자욱이 타석에 들어섰다. KT 벤치는 구자욱 보다는 타격감이 좋지 않은 디아즈를 상대하고자 했다. 그래서 구자욱을 자동고의4구로 걸렀다.
2사 1, 2루가 된 상황. 디아즈는 볼카운트 1-1에서 손동현의 3구째 121km 커브를 받아쳐 큰 타구를 날렸다. 정확히 중앙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25m의 역전 3점 홈런이었다. 2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7호 홈런이었다.
디아즈의 홈런으로 3루 측 팬들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선수들도 환호했다.
9회말 장성우에게 홀로 홈런을 맞긴 했지만 디아즈가 만들어낸 리드는 끝까지 지켜냈다. 이렇게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디아즈는 한국 무대에 온 지 한 달여밖에 되지 않았다. 데이비드 맥키넌과 결별을 택한 삼성은 7월 10일 새 외국인 타자 루벤 카데나스와 총액 47만7000달러(약 6억원)에 계약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삼성의 승부수였다. 장타력이 필요한 타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데려왔다.
하지만 카데나스는 단 29일 만에 짐을 쌌다. 7경기 타율 0.333 2홈런 5타점 OPS 1.027를 기록하며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허리 통증을 호소한 뒤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병원 검진을 받아봤지만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선수는 계속해서 통증이 있다고 했다. 태도 문제까지 불거졌고, 결국 삼성은 다시 칼을 빼들었다.
KBO 규약에 따르면 8월 15일까지 새 외국인 타자를 찾아야 포스트시즌에 데려갈 수 있었다. 삼성은 다시 빠르게 움직였고, 데드라인을 하루 앞두고 디아즈와 총액 17만 달러(약 2억 2600만원)에 계약하는데 성공했다.
디아즈 역시 한 방이 있는 타자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3시즌 동안 113경기에서 13홈런을 터뜨리는데 그쳤으나, 마이너리그에서는 732경기에서 무려 119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올해 멕시코리그에서 75경기에 출전해 19개의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KBO리그 데뷔 첫 경기서부터 폭발력을 보였다. 8월 17일 NC전에서 솔로포를 때려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8월 11경기서 4개의 홈런을 때려낸 디아즈는 9월 들어서도 여전한 장타력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를 더해 23경기 타율 0.289 7홈런 19타점 OPS 0.889를 마크했다. 삼성의 2위 수성에 큰 힘이 ㅣ되고 있다.
경기 후 디아즈는 "팀의 연패를 끊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연패를 끊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마지막 타석 당시 기분은 어땠을까. 디아즈는 "솔직히 그 당시에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구자욱 선수가 잘 치고 좋은 선수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아, 그러면 너희가 그런 선택을 했으니 나는 내 방식대로 보여주겠다'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고 응수했다. 이어 "커브를 노리지는 않았다.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않고 스윙을 했는데 좋은 결과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앞선 네 타석을 돌아본 디아즈는 "견제가 들어온다기 보다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타이밍적인 것만 신경을 썼다. 상대 투수들이 어떻게 상대하러 오겠다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베스트를 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는 당초 2시에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폭염이 지속되면서 5시로 바뀌었다.
디아즈는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2시 경기를 했다면 아마 죽기 직전까지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5시로 시간을 바꾼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웃은 뒤 "덥다고 하는 곳에서 많이 야구를 했지만 한국이 가장 더운 거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수원=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