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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최)형우 선배님도 (타점이)안 나올 땐 안 나온다고…”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에 타점 2개만 남긴 채 1주일이란 시간을 보내야 했다.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시즌 98타점을 기록한 뒤 홈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지난주 LG 트윈스전~한화 이글스전에 이어 키움 히어로즈와의 첫 경기까지 타점을 적립하지 못했다.
심지어 5일 한화전서 요나단 페라자와 충돌하면서 입은 충격으로 6일 키움전에 결장했다. 하루만인 7일 키움전에 돌아왔지만, 역시 타점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도영 역시 내심 이런 흐름이 찜찜했던 모양이다.
KBO 통산타점 1위(1647타점)이자 타격장인, 최형우가 한 마디 했다. “안 나올 땐 안 나온다.” 김도영은 “주자 3루에 있을 때 좀 못 불러들였다. 의식을 했는데 형우 선배님도 타점도 나올 때 한번에 나오고 안 나올 때는 안 나온다고 하길래 그런가 보다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좀 더 신경 썼다”라고 했다.
타격 페이스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때문에 언젠간 나올 기록. 김도영에겐 공교롭게도 100타점이 나온 순간 행운이 따랐다. 2-2 동점이던 8회말 1사 2루. 키움 선발투수 아리엘 후라도에게 볼카운트 1B1S서 몸쪽 낮은 코스의 체인지업이 들어왔다. 치기 쉬운 코스가 아니었으나 기 막히게 잡아당겼다. 후라도의 실투가 아니었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타구의 궤적이 희한했다. 3루 라인선상으로 통통 구르더니 베이스를 맞고 굴절돼 타구 속도가 확 느려졌다. 타구는 천천히 외야 파울지역으로 흘러갔다. 3루 수비를 상당히 잘 하는 키움 송성문조차도 처리하기 쉽지 않았다. 김도영은 빠른 발을 앞세워 3루까지 거침없이 들어갔다.
김도영은 웃더니 “그동안 착한 일 많이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잘 맞은 타구들이 잡혔을 때, 그런 (좋지 않은)기분을 날려버릴 수 있는 하나의 타점인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라고 했다. 빗맞은 타구가 결승타가 되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다. 착한 일에 대한 보답을 제대로 받았다.
김도영은 올 시즌 6번째 100타점 달성자가 됐다. 리그 타점 1위 오스틴 딘(LG 트윈스, 121타점)과는 제법 격차가 난다. 그래도 리그 탑6는 의미가 있다. 김도영은 중심타자이니 찬스에서 타점을 올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김도영은 2014년 서건창이 보유한 한 시즌 최다득점(135득점) 경신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128득점으로 7개 남았지만, 김도영은 “기회가 되면 하겠지만, 의식하지 않고 하던대로 주루를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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