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1시간을 기다려도 무조건 해야 합니다.”
6일 광주 KIA 타이거즈-키움 히어로즈전은 KIA 선발투수 황동하가 1회초 2사 1루서 4번타자 김건희에게 초구를 던지고 갑자기 73분간 중단됐다. 경기시작과 동시에 내리기 시작한 비가 갑자기 너무 거세기 때문이다. 18시36분에 중단된 경기는 19시49분에 재개됐다. 비는 19시 조금 넘어 그쳤지만, 실제 그라운드 정비에 시간이 필요했다.
사실 7일 광주 KIA-키움전 역시 예정된 17시가 아닌 18시에 시작했다. 오후에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15~16시 사이에 그쳤지만, 역시 정비에 시간이 필요해 1시간 지연됐다. 그럼에도 KIA챔피언스필드는 또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비가 온다고 해서 팬들이 쉽게 티켓을 환불하지 않는 시대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7일 경기를 앞두고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줬다. 사실상 야구인으로서 우천취소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다는 고백이다. 홍원기 감독은 6일 경기가 중단되자 심판진이 양팀 덕아웃을 방문해 감독들에게 경기 속개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홍원기 감독은 위와 같이 1시간을 기다려도 무조건 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이렇게 얘기한 건 1000만 관중을 앞둔 KBO리그의 야구붐을 바라보며, 우천취소를 쉽게 결정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야구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우천 이슈가 있을 때 자신들의 유, 불리를 감안해 우천취소 여부를 바라는 마음을 갖는다. 홍원기 감독도 왜 그러지 않았을까. 그러나 “언젠가 잠실에서 1시간을 기다렸다고 경기를 했는데, 양쪽 응원단이 비를 맞으면서도 막 크게 응원을 하시더라. 그런 모습을 보면 기다렸다가 경기를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했다.
기상상태, 선수들의 경기력과 부상 우려 등 우천취소 혹은 속개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여기에 팬들의 열정까지 넣어야 할 것 같다. KBO리그는 지금 전례 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고, 이 팬들을 꾸준히 모시기 위한 KBO, 10개 구단의 아이디어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거나 취할 게 아니라, 현장의 마인드도 바뀌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실제 키움은 시즌 중인데도 영웅 원정대를 통해 원정 시리즈 팬 투어를 진행 중이다. 원정 구장, 명소 등을 보여주고 선수들과 가까이에서 호흡도 할 수 있다. 6~70명 선으로 모집하는데 실제 신청하는 사람이 3~4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하지만, 팬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키움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호응도가 높다.
홍원기 감독은 “난 그런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경기력에 큰 지장만 없다고 하면, 팬 서비스는 하는 게 맞다. 1000만 관중 얘기가 나오지 않나. 거기에 걸맞게 선수들도 팬들에게 서비스를 해야 한다. 불편함이 있더라도 팬들이 원하는 것은 해드려야 한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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