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원하게 날아가더라.”
‘송글벙글’ 송성문(28, 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도중 언젠가 김도영(21, KIA 타이거즈)을 두고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2015년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데 정작 김도영이란 ‘괴물’이 등장했으니 허탈할 수 있다. 그러나 송성문은 수 차례 김도영을 치켜세우며 선배의 품격을 보여줬다.
어쨌든 송성문의 2024시즌도 폄하되면 안 된다. 5일까지 125경기서 457타수 157안타 타율 0.344 17홈런 93타점 75득점 18도루 출루율 0.411 장타율 0.523 OPS 0.934. 타격 4위, 최다안타-출루율 5위, 장타율 7위, 타점 공동 8위다.
정말 김도영의 센세이션한 시즌이 올해 벌어지지 않았다면, 송성문은 3루수 골든글러브 1순위라고 봐야 했다. 웨이트트레이닝 효과를 드디어 보며 몸부터 달라졌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만의 타격이 정립됐다.
정말 놀라운 건 시즌을 긴 호흡으로 볼 때 송성문이 슬럼프 없이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는 점이다. 3~4월 타율 0.284 5홈런 21타점, 5월 타율 0.348 1홈런 12타점, 6월 타율 0.404 3홈런 21타점, 7월 타율 0.342 3홈런 17타점, 8월 타율 0.320 5홈런 21타점이다. 9월에도 타율 0.500에 1타점으로 좋은 출발을 했다. 월간 MVP를 한 차례도 받지 못한 게 이상할 정도로 꾸준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도 6.41로 리그 전체 4위다. 조정득점생산력도 146.2로 역시 리그 4위. 두 부문 모두 1위는 김도영이다. 송성문은 김도영 다음으로 리그 3루수들 중 가장 좋은 생산력을 뽐낸다.
그런데 송성문이 김도영을 이길 수 있는 부문이 생겼다. 애버리지다. 5일까지 0.3435다. 김도영은 0.3442. 송성문의 타율을 모에서 반올림하면 김도영과 똑 같은 0.344다. 당장 6일 광주에서 맞대결이 열린다.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송성문이 타율만큼은 김도영을 앞서갈 수도 있다. 다른 부문에선 천하의 송성문이라도 괴물 김도영을 추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실 송성문으로선 이렇게 잘하고도 골든글러브를 받기 어려운 게 아쉬울 수 있지만, 가을에 은근히 기대해볼 수 있는 게 있다. 프리미어12 대표팀 발탁이다. 주전 3루수는 김도영이 찜했다. 그러나 송성문이 이 정도의 활약을 펼친다면 백업 내야수로 발탁될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 송성문은 2루수백업도 가능하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 절호의 기회를 잡은 건 사실이다.
역대급 4~5위 다툼이 벌어진다. 최하위 키움은 이마저도 참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길었던 창원 16연패서 벗어났지만 동기부여가 잘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송성문만큼은 다르다. 유종의 미를 거두면 국가대표에도 도전하고, 연말에 연봉협상에도 행복한 비명을 지를 수도 있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야구 잘 하는 연봉협상 대상자에게 화끈하게 지갑을 열어왔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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