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정현수가 직전 등판의 좋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경기 초반부터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고전했고,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서 연이어 등판한 마운드까지 모두 무너졌다. 반면 KT 위즈는 조이현이 336일 만에 선발 승리를 손에 넣는 기쁨을 맛봤다.
롯데는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15차전 홈 맞대결에서 2-12으로 완패했다.
▲ 선발 라인업
KT : 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김민혁(좌익수)-장성우(포수)-문상철(1루수)-강백호(지명타자)-배정대(중견수)-김상수(2루수)-윤준혁(3루수)-심우준(유격수), 선발 투수 조이현.
롯데 : 황성빈(좌익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나승엽(1루수)-윤동희(중견수)-박승욱(유격수)-정보근(포수), 선발 투수 정현수.
전날(4일) 팽팽한 투수전으로 진행되던 경기가 중반부터 난타전으로 바뀌면서 치열하게 주고받은 결과 7회말에만 무려 6점을 쓸어담은 롯데가 짜릿한 역전승을 손에 넣었다. 일단 4위 두산 베어스를 0.5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는 KT가 이틀 연속 경기 초반의 흐름을 손에 쥐었다. 직전 등판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3⅔이닝 노히트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데뷔 첫 승을 손에 넣은 정현수가 경기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제구불안'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정현수는 1회 경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선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주며 이닝을 출발했다. 이후 김민혁과의 승부에서도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자, 주형광 투수코치가 한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민혁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1, 2루 위기를 자초하자, 롯데 불펜이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정현수는 장성우의 아웃카운트와 진루를 맞바꾼 뒤 문상철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그런데 후속타자 강백호와 승부에서 다시 볼넷을 내주면서 더 큰 위기를 야기했고, 이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정현수는 2사 만루에서 배정대를 상대로 0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는데, 3구째 118km 커브를 몸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던진 결과 좌익수 방면에 2타점 적시타로 연결됐다. 이때 좌익수 황성빈의 홈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2사 1, 2루였어야 할 상황이 2, 3루가 됐으나, 이어 나온 김상수를 삼진으로 묶어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에 롯데는 1회말 공격에서 고승민과 빅터 레이예스가 안타를 터뜨리는 등 2사 2, 3루의 득점권 찬스를 통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으면서 기회가 사라졌고, 경기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던 선발 정현수는 2회를 채 넘기지 못하고 강판됐다.
정현수는 2회 시작과 동시에 윤준혁에게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맞았고, 심우준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면서 또다시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로하스에게 적시타를 맞아 3실점을 기록, 김민혁의 2루수 땅볼에 선행 주자를 지워낸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는 한현희를 빠르게 투입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이날 정현수는 1⅔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시즌 네 번째 선발 등판을 마쳤다.
결국 초반부터 빠르게 선발이 강판되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KT 쪽으로 넘겨줬다. 한현희가 3회 문상철과 강백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는 등 1사 1, 2루에서 김상수에게 우익수 방면에 2타점 2루타를 맞았고, 중계플레이를 펼치는 사이 타자 주자의 3루 진루까지 허용했다. 그리고 한현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진이 대타 오재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간격은 0-6까지 벌어졌다.
롯데 타선은 KT 마운드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고, 반대로 KT는 쉴틈 없이 롯데를 두들겼다. KT는 4회초 신본기를 시작으로 장성우, 문상철, 강백호의 네 타자 연속 안타와 롯데의 낫아웃 폭투, 김병준의 내야 안타 등으로 4회초에는 무려 4점을 쓸어담았다. 이에 롯데는 4회말 선두타자 레이예스의 안타 이후 윤동희가 우익수 방면에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한 점을 쫓았지만, 크게 벌어진 간격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KT가 윤동희의 타구에 아쉬운 수비를 펼친 김병준을 빼고 송민섭을 투입하며 수비를 더 견고하게 다졌다.
당초 KT의 '오프너'로 등판했던 조이현은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4회 한 점을 내준 것을 제외하면 세 차례 실점 위기를 극복하는 탄탄한 투구를 펼쳤고, 예정보다 긴 5이닝을 던지며 6피안타 2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승리 요건을 갖췄다. 롯데는 조이현이 내려간 뒤 7회 손호영의 적시타를 바탕으로 한 점을 추격했지만, 오히려 KT가 8회 2점을 달아나면서 쐐기를 박고 그대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이날 롯데는 장단 11안타에도 불구하고 득점권 찬스에서 KT를 쫓지 못한 것이 패인. 그리고 조이현은 지난해 10월 5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336일 만에 선발승을 수확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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