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5강 경쟁의 분수령이었던 SSG 랜더스와 3연전을 쓸어담은 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2005년 6월 4~6일 청주에서 맞대결 이후 무려 7020일, 19년 만에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스윕승'을 거뒀다.
한화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5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3-1로 승리하며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 선발 라인업
한화 : 황영묵(2루수)-요나단 페라자(지명타자)-장진혁(중견수)-노시환(3루수)-김태연(우익수)-김인환(1루수)-이도윤(유격수)-이재원(포수)-이진영(좌익수), 선발 투수 류현진.
두산 :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제러드 영(좌익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기연(포수)-조수행(우익수), 선발 투수 조던 발라조빅.
지난 두 경기에서 먼저 미소를 지은 팀은 한화였다. 한화는 SSG 랜더스와 지난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담는 등 25일 경기 전까지 6승 1패로 리그 1위의 승률을 기록하는 중. 23일 경기에서는 '마운드'에서 두산을 압도했고, 24일 경기에서는 경기 막판 뒷심을 발휘해 9회초 공격에서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어낸 뒤 연장 승부에서 미소를 지으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특히 푸른색의 '썸머블루 스페셜 유니폼'을 입었을 때 13승 3패 승률 0.813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는 25일 또한 같은 유니폼을 착용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기면 좋은거야"라며 껄껄 웃었다. 반면 전날(24일) 마무리 김택연이 무너지는 등 충격적인 재역전패를 당한 이승엽 감독은 "어제는 어제, 오늘은 오늘"이라며 선수들이 전날 패배를 잊고, 눈앞에 있는 경기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경기 초반의 주도권은 먼저 손에 쥔 것은 한화였다. 한화는 2회초 선두타자 노시환이 두산 선발 조던 발라조빅을 상대로 6구째 136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뽑아내며 물꼬를 텄다. 이후 김태연이 삼진을 당했으나, 김인환이 볼넷을 얻어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고 이어지는 1, 2루 찬스에서 이도윤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다만 계속되는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후속타는 나오지 않았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상대로 1~2회 두 번의 득점권 찬스에서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던 두산도 경기 중반 균형을 맞췄다.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재환이 류현진이 던진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 형성된 107km 커브를 통타, 잠실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폭발시켰다. 시즌 24호 홈런으로 타구속도 164.9km, 비거리 128.2m. 실투 하나에 양 팀의 희비가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두산 선발 발라조빅은 2회 실점을 제외하면 5회까지 무려 3개의 병살타를 바탕으로 한화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묶어냈고, 한화 또한 류현진이 김재환에게 홈런을 맞긴 했지만, 1~2회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두산 공격을 막아내면서 양 팀은 5회까지 1-1의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때 다시 한화가 힘을 냈고, 리드를 되찾았다.
한화는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요나단 페라자가 볼넷을 얻어내며 1루 베이스를 밟는데 성공했다. 이어 후속타자 장진혁이 2B-2S에서 발라조빅이 던진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142km 포크볼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로 연결시켜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이에 두산도 6회말 공격에서 정수빈의 내야 안타와 제러드 영의 몸에 맞는 볼로 동점 찬스를 손에 넣었으나, 류현진이 양석환을 병살타로 묶어내면서 한화의 2-1 리드가 이어졌다.
6회 투구를 마친 시점에서 투구수가 76구에 불과햇던 류현진은 당연히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첫 타자 김재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시작했다. 이후 강승호에게 3루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허용했으나, 허경민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큰 산'을 넘었다. 하지만 이닝은 쉽게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후속타자 김기연에게 안타를 맞은 까닭. 이때 두산은 양의지를 대타로 내세우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6구 승부 끝에 류현진이 138km 커터를 위닝샷으로 던져 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2만 3750명의 만원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류현진이 위기를 탈출하면서 7이닝 투구를 완성하자, 잠실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한화 팬들은 "류현진"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리고 한화는 본격 불펜을 가동해 '지키기'에 나섰다. 한화는 8회말 수비에서 박상원이 마운드에 올라 정수빈을 유격수 땅볼, 김재호와 제러드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를 기록, 승기를 드높였다. 그리고 9회초 공격에서 한화가 쐐기를 박았다.
한화는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인환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이도윤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는 듯했는데, 이때 두산 3루수 허경민과 유격수 김재호긔 콜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서로 타구 처리를 미루게 된 결과 모든 주자를 살려보냈다. 이후 이원석의 볼넷으로 마련된 1사 만루에서 최재훈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9회에도 박상원이 그대로 마운드에 올라 두산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스윕승을 거뒀다.
한화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승리였다. 지난 2005년 6월 4~6일 청주 맞대결 이후 무려 19년 동안 두산을 상대로 스윕승을 거둬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1점차로 두산을 꺾었고, 7020일 만에 두산 상대 스윕승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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