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어제는 어제, 오늘은 오늘"
두산 베어스는 지난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14차전 홈 맞대결에서 연장 승부 끝에 6-7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결과도 아쉽지만, 패배로 이어지는 과정이 더 뼈아팟던 하루였다.
'토종에이스' 곽빈은 4~5회 한화에 각각 한 점씩을 내줬으나, 6회까지 단 2실점만 기록하며 역투를 펼쳐나가고 있었다.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던 만큼 두산은 당연히 곽빈을 7회에도 마운드에 올렸고, 곽빈은 첫 타자 김태연과 무려 9구 승부 끝에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후 김인환에게 초구에 2루타를 허용하더니, 이도윤에게도 1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3실점째를 기록하게 됐다.
두산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홍건희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으나,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 문현빈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간격이 2-4로 벌어졌다. 하지만 8회말 공격에서 김재환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고, 강승호의 역전 2타점 2루타와 전민재의 스퀴즈 번트로 4점을 손에 넣으며 6-4로 경기의 주도권을 손에 넣었는데, 이 기쁨이 오래가진 않았다. 9회초 마무리로 등판한 김택연이 흔들렸던 까닭이다.
김택연은 이닝 시작과 동시에 노시환에게 뜬공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때 유격수와 좌익수의 콜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평범한 뜬공 타구가 2루타로 연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김태연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1, 3루 위기가 찾아오게 됐고, 유로결의 땅볼에 한 점을 내주면서 간격이 6-5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던 김택연은 이어지는 1사 1루에서 이도윤에게 안타, 최재훈의 타석에서 두 개의 폭투를 기록하며 허무하게 동점을 헌납했고, 결국 최재훈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뒤 이닝을 매듭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두산은 최지강을 투입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지만, 연장 10회초 결정적인 한 점을 내주게 되면서 6-7로 패하며 주말 3연전의 루징시리즈가 확정됐다.
이승엽 감독은 25일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사령탑은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다. 이제 21경기가 남았는데, 어제는 정말 뼈아픈 패배였다. 팀으로 봤을 때나 선수 개개인으로 봤을 때 굉장히 큰 경기였다. 큰 패배였지만, 그렇다고 어제 패배의 감정을 오늘까지 이어간다면, 오늘도 실패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당연히 마음은 아프지만 어제는 어제, 오늘은 오늘이다. 연장 연전패의 대미지가 크지만, 패배만 생각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사령탑이 생각하기에도 단순한 1패로 보기에는 충격이 컸다. 믿었던 에이스가 7회 투구를 매듭짓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하게 됐고, 마무리 김택연 또한 단 한 번도 150km의 빠른 볼을 뿌리지 못하는 등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는 것이 이승엽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오늘 어떻게 해서든 분위기를 바꿔서 이겨야 된다. 선수들도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일주일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하기 위해서 똑같이 임할 것이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이날 두산은 경기에 앞서 엔트리에 변화를 가져갔다.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했던 허경민이 돌아왔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제러드 영(좌익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기연(포수)-조수행(우익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허경민이 복귀와 동시에 선발로 등판한다는 것과 양의지가 빠졌다는 점이다.
이승엽 감독은 "허경민은 어제 라이브배팅을 하고 괜찮다고 하더라. 원래 경기 후반에 투입하려고 했는데, 본인이 (선발 출전도) 괜찮다고 하더라. 팀이 연패 중이기 때문에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경민이가 라인업에 들어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넣었다"며 양의지의 결장에 대해서는 "허리, 옆구리가 좋지 않아서 경기 출전이 어렵다. 후반기부터 포수 출전 시간이 적었는데, 어제도 몸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포수로 나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몸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치열한 5강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산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화를 상대로 연패를 끊어낼 수 있을까.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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