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네일 결과는 나왔나요?”
KIA 타이거즈 ‘수비왕’ 박찬호(29)가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사실 본업인 수비가 더 대단했다. 9회 경기를 끝내는 3유간 깊숙한 타구 처리부터, 6회 위기를 벗어나게 한 더블플레이 생산에, 2회에는 서커스급 수비를 선보였다.
2회말 무사 1루였다. 김휘집이 2루를 뚫고 외야로 빠져나가려는 듯한 타구를 날렸다. 2루수 김선빈이 잘 따라가서 타구를 건드렸다. 그런데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 이때 박찬호가 센스를 발휘했다. 2루 커버를 들어가면서, 직접 팔과 다리를 뻗어 타구를 잡았다. 김선빈이 토스를 한 셈이었다.
이렇게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박찬호는 경기 후 전혀 웃지 않았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다쳤기 때문이다. 네일은 이날 5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11승을 챙겼다. 그러나 6회말 선두타자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을 강타당해 그대로 강판했다. 출혈이 있었고, 순간적으로 창원NC파크에 모인 관중이 조용해질 정도였다.
네일의 부상을 바로 뒤에서 지켜본 박찬호는 침통했다. “리스크가 너무 큰 승리였다. 그런데 어떻다고 하던가요? 네일 결과가 나왔나요”라고 했다. 오히려 취재진에 네일의 상태를 물어볼 정도였다. 네일은 창원삼성병원에서 정밀 검진 중이고, 정확한 결과는 25일에 알 수 있다. 현 시점에선 단정해서 전망하긴 어렵지만, KIA로선 데미지를 안을 가능성이 크다.
박찬호는 “진짜 큰일 난 줄 알았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게 이에 맞지 않았다고 하더라. 그래도 보귀하는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올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선수들도 2-0으로 이기고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박찬호는 “선수들도 라커에서 그냥 네일 걱정밖에 안 했다. 이게 경기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 순간만큼은. 그래도 엄청 큰 부상은 피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순간만큼은 다들 경기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라고 했다.
네일의 턱 부상으로 선두독주체제를 갖춘 KIA가 9월에 위기를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박찬호는 “1위를 한번도 못해봐서, 이게 언제쯤이면 마음을 놔도 되는지 그런 걸 아예 모르겠다. 처음이다 보니. 매직넘버를 빨리 없애고 싶은 마음인데, 아직 한참 남았다고 하더라. 안심하긴 이르다. 매직넘버가 없어질 때까지 죽어라 뛰어야죠”라고 했다.
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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