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로선 이기고도 이렇게 씁쓸한 날이 있었을까.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턱 부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네일은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5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12승(5패)을 챙겼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다승 공동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네일도 KIA도 상처뿐인 승리였다.
1-0으로 앞선 6회말이었다. NC 선두타자 맷 데이비슨의 타구가 네일의 얼굴을 강타했다. 내일은 오른쪽 턱 부근을 정통으로 맞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두 손으로 턱을 감싸고 3루 덕아웃으로 재빨리 내려갔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출혈이 있었다.
네일은 곧바로 창원삼성병원으로 이동, 정밀검진을 받았다. 자세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최소 다음 등판은 거를 가능성이 크다. 이건 야구가 아닌 건강의 영역이다. 턱, 치아, 잇몸 부상이 심하지 않아도 당장 정상투구는 불가능하다. 투구할 때 얼굴에 힘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KIA와 네일이 생각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단순히 선발 등판 한번 정도를 거르는 게 아닌, 일정기간 공백기를 갖는 것이다. 시즌 막판이라 주축선수들의 공백은 무조건 데미지가 크다. 더구나 네일은 KIA의 에이스다. 시즌 중반 이후 위력이 다소 떨어졌다고 해도 네일은 여전히 KBO 탑클래스 투수다.
어쩌면 올해 KIA 선발진은, 개막 선발로테이션에서 양현종만 빼고 잠시라도 전멸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일단 개막전 선발 윌 크로우가 5월3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을 끝으로 작별했다. 어깨 이슈를 철저히 체크했지만, 정작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다음은 이의리였다. 이의리는 5월2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간 상태다.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개점휴업이다. 사실상 이의리가 4월10일 광주 LG 트윈스전 이후 전력에서 빠졌기 때문에, 개막과 동시에 선발진 운영의 베스트 시나리오가 깨졌다. 이의리와 크로우의 동반 이탈로 KIA 불펜에 상당한 부하가 걸렸다. 이는 불펜의 6~7월 침체와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황동하와 캠 알드레드가 두 사람의 몫을 메웠다. 그러나 알드레드는 최종적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그 사이 윤영철이 7월13일 광주 SSG랜더스전을 끝으로 장기결장에 돌입했다. 허리를 관리하며 시즌을 치러왔으나 탈이 났다. 척추 피로골절로 쉬고 있다. 시즌 아웃은 아니지만, 복귀는 기약 없다. 최악의 경우 시즌 아웃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이날 네일이다. 네일이 앞선 세 명의 투수처럼 못 돌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일정기간 휴식을 가져야 한다면 세 사람 못지 않은 데미지가 KIA 마운드에 들이닥칠 전망이다. 창원삼성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좋은 상황은 아니라는 후문. 사실상 굳혀가던 선두독주 모드에도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
대투수 양현종을 제외하면, 일시적이라도 KIA의 개막 선발로테이션은 전멸할 가능성이 생겼다. 사실 양현종도 팔에 부하를 느껴 잠시 쉰 기간이 있었던 걸 감안하면, 올해 KIA 선발진 운영은 참 힘겨운 게 사실이다.
KIA는 윤영철의 이탈과 알드레드의 퇴단과 함께 에릭 라우어와 김도현을 선발진에 투입했다. 이런 상황서 네일이 잠시라도 이탈하면 이범호 감독의 머릿속이 다시 복잡해질 듯하다. 대체 선발은 있지만, 선발진의 무게감, 8월 들어 겨우 안정감을 찾은 불펜에 대한 피로도 증가 리스크 등 신경 써야 할 대목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현 시점에선 네일의 공백기가 최소화되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올 시즌 KIA 마운드에 안 좋은 일이 많은데, 정규시즌 1위를 달리는 게 기적이다. 역설적으로 이범호 감독이 초보답지 않게 시즌 운영을 잘 한다고 봐야 한다. 야수들의 역량도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
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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