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오지환이 모처럼 웃었다.
LG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홈경기서 13-3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LG는 62승53패2무를 마크하며 3위를 수성했다. 또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선발 투수 최원태가 6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8승을 올렸다.
무엇보다 타선의 폭발이 컸다.
우선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개인 첫 만루 홈런을 때려내며 확실한 승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3회초 수비 실책이 3개나 겹치면서 6-3 추격을 허용했는데 이러한 흐름을 다잡은 것이 오지환의 방망이었다.
이날 오지환은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1홈런) 1볼넷 3타점으로 활약했다. 전 타석 출루로 무려 '5출루' 경기를 펼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지환은 최근 10경기 타율 0.118(34타수 4안타)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무려 4안타를 몰아치는 맹타를 휘둘렀다.
1회말 2사 2, 3루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오지환은 2회말 2사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뽑아내며 본격적인 안타 행진의 시동을 알렸다. 그리고 세 번째 타석에서 대포를 쏘아롤렸다.
앞선 이닝이었던 3회초 LG 내야의 수비 실책이 나왔다. 신민재의 포구 실책에 이어 송구 실책까지 나오면서 2실점했고, 이어 오지환이 최정의 타구를 잘 따라가 잡았지만 송구가 아쉬웠다. 다소 짧아 1루수 문보경이 잡는데 실패했다. 공이 뒤로 빠지면서 추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팀이 6-3으로 추격을 허용한 상황. 4회말 오지환의 방망이가 호쾌하게 돌아갔다. 문보경의 안타로 1사 1루에서 서진용의 2구째 143.9km 직구를 밀어쳐 달아나는 투런포를 날렸다. 시즌 6호.
네 번째 타석에서는 행운의 장타가 됐다. 김현수의 희생플라이로 9-3으로 LG가 추가점으로 뽑은 가운데, 계속된 2사 1루에서 오지환이 친 타구는 중견수 쪽으로 향했다. 중견수 최상민의 타구 판단이 좋지 않았다. 스타트가 늦으면서 공을 포구하지 못했다. 심지어 공을 빠뜨리기까지 해 오지환이 2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다. 오지환의 타점이 됐다. 이어 박해민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이미 11-3으로 크게 벌어졌지만 오지환의 안타는 끝나지 않았다. 8회말 2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쳐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후 허도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득점도 올렸다.
이렇게 오지환이 맹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 김현수 덕분이었다. 김현수가 건네준 자신의 배트로 4안타 경기를 한 것이다.
경기 후 만난 오지환은 "사실 감이 좋지는 않았다. 오늘 (김)현수 형이 '이걸로 쳐봐' 하면서 새 배트를 줬다. 안타가 나오지 않으니 바꿔보고 싶었다. 안타 하나 치는게 되게 어렵더라"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있고, 날씨도 그렇고 팀에 대한 여러 요인들로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뭔가 터닝포인트처럼 바꿔보자 해서 그 배트를 들고 들어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오늘 하루는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기존에 오지환이 쓰던 배트와 비교했을 때 무게와 길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스타일만 다를 뿐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격수 거너 헨더슨이 쓰는 모델이었다. 헨더슨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다.
오지환은 "오늘 4안타 쳤는데 계속 써야죠"라면서 미소지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약간 감정이 실려 있었다. 앞선 경기서 서진용 선수의 볼을 못쳤다. 서진용 선수가 직구를 던지는데 내가 타이밍이 늦더라. 상대성인 것 같다. 안타를 쳐보고 싶은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나와서 다행이었다"고 안도했다.
3회 수비 실책 상황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없는 수비라고 자평했다. 오지환은 "벤트레그 슬라이딩을 하고 (최)정이 형이 뛰는 시간을 생각했을 때 빨리 던져야 겠다고 생각했다. 짧은 송구는 물론 내 잘못이지만 최선을 다한 수비라고 생각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지난 주말 KIA와 주말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하면서 1위가 멀어졌다. 하지만 오지환은 "순위권 경쟁한다는 게 즐거움일 수도 있다. 아쉬운 경기 결과였지만 받아들여야 한다"며 "경기 수가 KIA보다 많은 걸로 알고 있고, (1위 미련을) 내려놨다기 보다는 세 번 졌기 때문에 조금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고참들의 역할이다. 연패 하는 동안에도 긍정을 찾아야 한다. '연패라고 해도 이길 수 있는 확률을 가져가자'고 이야기를 한다. 다행히 전투력 있는 베테랑들이 많다. (박)해민이 형, 현수 형, (박)동원이 등 다 투지가 있는 사람들이라 다 알아듣고 이행한다. 후배들도 잘 따라와주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잠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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