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물가상승률 둔화에 소비 회복 지연 겹쳐
금통위원 “부동산가격 상승 지켜 봐야”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금융통화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견해”라고 전했다.
이날 이 총재는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현재 3.5% 수준에서 13연속 동결했다. 최장기 동결에도 올해 10월이나 1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커졌다. 지난 7월 11일 금통위 회의 때와 비교하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금통위원 수가 2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에 수렴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도 시행될 것인 만큼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채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고 금리를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7월 물가상승률은 2.6%다.
이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해 “한국 기준금리 인하 폭이 미국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상향 폭이 우리보다 컸기에 인하 폭 또한 우리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다수 의원은 지난달 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인정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0.5%p(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수 부진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4%로 낮췄다. 수출 호조에도 소비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고 있어서다.
이 총재는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소비 등 일시적 요인으로 높게 나왔기에 이를 반영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며 “상반기 이후 반도체 수출 물량이 늘어났기에 이러한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내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수 성장이 더딤에도 현 상태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부동산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위험신호”라며 “현재 금통위원은 한은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해 부동산가격 상승 심리를 부추기는 정도로 통화정책 운용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3조8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중심 주택매매 증가로 주택담보대출이 16조원 늘었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76% 상승했다. 2019년 12월(0.86%) 이래 최대 상승 폭이다.
이 총재는 “부동산가격 증가세를 막아야 한다”며 “국회를 통해서 정부 부동산 공급정책이 실현되기를 바라고 이는 부동산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데 대한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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