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23만명 인명 피해 예상하는 난카이 대지진 ‘공포’
‘불의 고리’ 대만·러시아도 지진 이어져 여행 기피
제주 방문 외국인 급증…카지노·호텔 등 관련업종 관심
[마이데일리 = 황상욱 기자] 일본과 대만, 러시아 등에서 잇달아 큰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 공포로 주변국들의 여행지도 바뀌고 있다. 동아시아 인접국이면서도 비교적 지진에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이, 특히 휴양 여행지로 각광받는 제주도의 특수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일본 지진 테마주로 롯데관광개발 등 주요 기업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9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일본 기상청이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한 바 있다. 일주일 뒤인 15일에 주의보는 해제했으나 여전히 대지진에 대한 공포감은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난카이 대지진은 일본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하는 지진을 뜻한다. 난카이 해곡은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만나는 지역으로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해역까지 태평양 연안에 길게 이어져 있다.
여기서 규모 9.0이었던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유사한 수준의 대지진이 일어날 경우 사망·실종자만 23만명, 건물 209만채 파손 등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동일본 대지진 인명 피해의 12배가 넘는 규모다. 일본 정부는 30년 이내에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70~80%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지만 반드시 대지진은 일어난다는 뜻이다.
여기에다 최근 대만에서도 잇달아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6일 대만 동부 화롄현 인근 해역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고 이보다 하루 앞서 동부 해역에서도 규모 5.7의 지진이 일어났다. 화롄현에서는 지난 4월 초에도 규모 7.2의 강진이 일어나 사망자 18명, 부상자 155명이 발생했다. 이달 18일에는 러시아 캄차카반도 앞바다에서도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고 이어 시벨루치 화산이 폭발해 화산재 기둥이 8㎞ 높이까지 치솟기도 했다. 일본과 대만, 러시아 극동 지역 등은 이른바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지역이다.
일본 강진 이후 국내는 물론 중국인들이 대거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 최근 중국 매체인 차오신문 보도에 따르면 많은 여행객이 일본 현지 호텔 예약을 취소했고, 대부분이 전액 환불됐다. 이미 온천지가 몰려있는 시즈오카현 이즈반도를 방문하려던 550여명이 숙소 예약을 취소했다. 에히메현 도고온천 관광지 호텔협회 관계자도 15일까지 현지 숙박 예약을 취소하는 관광객이 최소 1000명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이에 중국 일부 항공사는 구매는 했지만 아직 사용하지 않은 항공권을 전액 환불해 주고 있다.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은 지난 9일 오후 4시 이전에 구매한 항공권은 일본 도착지에 상관없이 환불해준다. 중국 동방항공도 8일 이전에 발권한 일부 지역 항공편에 대해 환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일본을 많이 찾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진 우려에 여행 수요가 줄어들면서 일본 항공권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 수는 1778만명에 달한다. 한국인은 444만명으로 25%를 차지해 1위고 이어 중국인이 306만명으로 2위다. 중국인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일본 입국자 수가 5배 늘었다. 주변국의 지진 공포로 인해 상대적으로 지진에서 안전한 우리나라가, 특히 외국인들의 인기 여행지인 제주도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특히 카지노, 호텔 관련 기업들의 특수가 예상된다.
이미 제주 입도 외국인 수는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제주의 경우 외국인들이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해 외국인들의 카지노 유입 효과도 높아지고 있다. 제주는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을 오가는 국제선이 운항 중이다. 최고의 황금노선인 도쿄 직항노선(주 3회)도 3년 4개월 만에 재개되는 등 주 190회까지 직항노선이 확대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에서 제주공항을 찾은 방문객(환승객 포함)은 112만59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3%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86만514명으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하나증권 이기훈 연구원은 “7월 도쿄 노선이 재개된 후 8월 일본 오봉 연휴와 9월 추석 황금연휴 등 성수기를 감안하면 롯데관광개발은 또 한 번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해외 직항노선 확대의 최대 수혜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여름 성수기로 코로나 이전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이 몰려들면서 3분기에는 호텔과 카지노 부문 모두 역대급 실적 랠리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제주 해외 직항 노선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중국과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고 있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매출도 덩달아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e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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