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 본헤드플레이 사과, 어린 선수들 적응에 큰 역할…” 두 얼굴의 야생마, 김재현 재치로 기사회생[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본헤드플레이죠.”

27일 광주 KIA 타이거즈-키움 히어로즈전. 키움이 5회초에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3루에 김재현, 2루에 야시엘 푸이그, 1루에 이주형이 있었다. 타석에는 루벤 카디네스. 카디네스가 중견수 뜬공을 쳤다. KIA 중견수 최원준이 재빨리 잡아 홈 송구를 했다.

타구가 짧았다. 김재현이 홈으로 태그업을 하는 건 무리였다. 그런데 푸이그가 2루와 3루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태그업을 제대로 했는지도 불투명한 상황. KIA 포수 한준수가 이를 놓치지 않고 유격수 김규성에게 송구했다. 한준수의 송구가 다소 불안했고, 김규성이 어렵게 잡았다. 김규성은 푸이그의 태그를 시도했다.

푸이그의 본헤드플레이였다. 그 상황서는 2루에 붙어있는 게 맞았다. 단, 3루 주자 김재현의 재치가 살렸다. 김재현은 김규성과 푸이그의 경합을 보고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 들어 득점을 올렸다. 김규성이 뒤늦게 홈 송구를 했으나 살짝 불안했다. 한준수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한 사이 김재현의 득점.

푸이그의 본헤드플레이가, 김규성의 재치 있는 주루로 묻힌 순간이었다. 키움이 결국 승리했으니 망정이지, 푸이그의 본헤드플레이가 경기흐름을 KIA에 넘겨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키움으로선 아찔한 장면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28일 고척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명확하게 “본헤드플레이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KBO리그가 처음도 아니고, 최원준의 어깨 강도도 알 것이고, 3루 주자가 누구인 것도 알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푸이그는 5회초 공격이 끝나고 덕아웃으로 돌아와 선수단에 사과했다. 홍원기 감독은 “자신의 판단미스라고 바로 사과했다. 그런 부분이 점수로 연결돼서 다행이었다. 푸이그는 다음부터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키움이 푸이그를 미워할 수 있으랴. 푸이그는 개막 5연전서 21타수 8안타 타율 0.381 1홈런 4타점 OPS 1.004로 맹활약했다. 1~2번타자로 타선의 물꼬를 제대로 트고 있다. 또한, 푸이그는 3년 전보다 훨씬 성숙한 모습으로 키움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현재 키움 1군에 신인이 많다. 푸이그가 이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리더십도 발휘하는 등 단순히 외국인선수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내부의 전언이다. 홍원기 감독은 “스킨십을 많이 한다. 어린 선수들이 적응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푸이그는 이날도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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