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개막 2연전에서 9타석 8타수 무안타 4삼진. 볼넷 1개만 골라내 출루율 0.111이 다였던 현역 메이저리거 타자가 드디어 이름값을 했다.
두산 케이브는 지난 시즌에도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123경기를 뛰었던 현역 메이저리거 타자다. 메이저리그 통산 45홈런을 칠 정도로 파워도 갖추고 있어 KBO리그에서 공·수·주 모두 통하는 선수가 될 거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현역 메이저리거 타자도 KBO리그는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었다. 시범경기에서도 홈런 없이 타율 0.240에 그쳤던 케이브는 개막 2연전에서 맥없이 고개만 숙였다. 이름값 못하는 선수라는 말도 나오기 시작했다.
계속된 부진에 그는 남들보다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훈련을 시작했다.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케이브는 누구보다 일찍 배트를 잡았다. 티 배팅을 할 때부터 눈빛이 달랐고 다부진 표정으로 집중했다. 그리고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경기에서 보여줬다.
계속된 부진 속에서도 이승엽 감독은 케이브를 4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시켰고 그는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으로 응답했다. 2회초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로 KBO리그 첫 안타를 신고했다. 그리고 3회초에는 2사 1,2루에서 고영표의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때려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두산이 케이브 영입 당시 장점이라 소개한 강한 손목 힘에서 나오는 빠른 배트 스피드가 바로 이 장면이었다.
케이브는 비록 팀은 패했지만, KBO리그 투수를 상대로 자신의 장점으로 안타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만족할 수 있는 경기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523경기에서 타율 0.251, 45홈런, 176타점을 기록한 검증된 타자가 이제 한국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땀 흘리지 않고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무한불성'이란 말처럼 케이브가 쏟아내는 땀은 큰 기쁨으로 돌아올 것이다.
[경기 전 가장 먼저 그라운드로 나와 타격 훈련을 시작한 두산 케이브 / 수원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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