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금 당장 써도 된다. 되는데…"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번에서 김태현의 이름을 호명했다. 당시 박준혁 단장은 "직구의 무브먼트가 좋고, 커브의 각도 및 스피드의 변화, 다양한 구종, 디셉션 등에서 선발 투수로서 충분히 프로에서 활약이 가능한 선수라고 판단했다"며 "좌타자와 우타자의 비율이 1대1인 현재 리그에서 좌투수의 평가는 점점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택의 배경을 밝혔다.
김태현은 1차 대만 타이난, 2차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까지 완주했지만, 일정을 소화하던 과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겪으면서, 제대로 빌드업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태현은 최고 구속이 141km에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2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나쁘지 않은 데뷔전을 치르는 등 시범경기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1군 개막 엔트리에서 '루키' 김태현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중 김태현에 대해 "신인 김태현은 마운드에서 운영 능력은 굉장히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지금 구속이 안 올라오고 있다. 주형광 투수 코치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조금 더 준비를 시켜서 2군에서 선발 수업을 할 것인지, (1군에) 데리고 갈 건지를 생각 중"이라고 밝혔는데, 2군에서 선발을 준비시키로 결정한 까닭이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2일 정규시즌 개막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태현의 엔트리 승선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자 "지금 엔트리에 들어올 상황은 아니다. 김태현은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한 만큼 지금 당장 1군 무대에서 기회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롯데는 애초에 김태현을 선발 자원이라고 생각하고 지명을 했고, 이에 선발 수업을 받기 위해 2군에서 스타트를 끊게 됐다.
사령탑은 "지금 당장 써도 된다. 되는데, 중간에서 왔다 갔다하는 것보다는 선발로 키우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는 찰리 반즈-박세웅-터커 데이비슨-김진욱-나균안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해놓은 상황이지만,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5명의 선발 투수들이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태현은 이에 대비해 2군에서 당분간 경험치를 쌓을 예정이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 당장 중간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는 다시 조금 더 준비를 착실하게 시킬 것이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 보고 (선발로) 준비를 시키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당장 선발로 준비 과정을 밟는 것은 아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떨어진 구속 등을 회복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한 달 동안은 2군에 합류하지 않고 잔류군에서 한다. 공을 던지는 스타일이 딱 선발 체질인 것 같다"며 루키의 콜업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빌드업 과정을 밟은 뒤 필요한 상황에 1군으로 부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신인드래프트 때부터 당시부터 선발을 염두에 두고 지명권을 행사했던 롯데. 김태현이 2군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고, 1군에서 데뷔전을 치르게 될까. 김태현이 선발로 잘 성장한다면, 롯데는 수년 동안 시달렸던 좌완 투수에 대한 고민을 지워낼 수 있을 전망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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