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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얼마나 힘들었는지 설명을 못하겠다."
'셔틀콕여제'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17일(한국시각)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2위 왕즈이(중국)를 상대로 2-1(13-21, 21-18, 21-18)로 승리하며 우승했다.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DHFGO 1월에 열린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오픈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20득세트-무실세트 완벽한 결과로 2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안세영은 전영오픈 개막 직전에 프랑스 열린 슈퍼 300 오를레앙 마스터스에서도 1위에 오르며 3연속 대회 우승 쾌거를 이뤘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전영오픈에서도 그의 적수는 없었다. 32강에서 가오팡제(중국·15위) 2-0, 16강 커스티 길모어(스코틀랜드·33위) 2-1,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13위) 2-0으로 가볍게 누른 안세영은 준결승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3위)를 만났다.
야마구치는 지난해 이 대회 준결승에서 안세영의 발목을 잡았다. 2023년 대회에서 1996년 방수현 이후 한국 선수로는 27년 만에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던 안세영은 야마구치에 패하며 2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야마구치를 2-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1세트를 내주며 시작했지만 특유의 집중력을 앞세워 2, 3세트를 내리 가져왔다. 95분의 혈투 끝에 승자가 되었다. 2년 만에 정상 탈환, 또한 올해 4개 대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왕즈이와 상대 전적에서도 10승 4패 우위를 점했다.
BWF는 "안세영이 '나는 전영오픈의 여왕이다'라고 선언했다"라고 전하며 "안세영은 최상의 컨디션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는 알고 보니 나중에 독감에 걸렸고, 이로 인해 평소보다 움직임이 수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BWF와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설명을 못하겠다. 경기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힘들었다. 2세트 때는 온갖 감정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 생각이 계속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고, 그게 승리로 이어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난 작년에 눈물의 준결승 패배에서 배운 교훈을 보여주고 싶었다. 오늘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 오늘 경기는 내가 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안세영은 "올해 전영오픈에서 우승을 한 건 내 경력에 의미가 있다.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내가 강하는 걸 배웠다.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왕즈이도 "우리 두 선수 모두 높은 수준에서 경기를 했다"라며 "반성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그렇지만 내 성과에 매우 만족한다. 안세영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다시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안세영은 여제임을 입증했고, 왕즈이는 패배에 복수를 다짐했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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